데일리뉴스나우
정치

대법관 후보 서면 제청으로 '대통령 패싱' 논란 확산

조희대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를 서면으로만 제청하면서 여권에서 '대통령 패싱' 논란이 불거졌다. 여당 의원들은 청와대 협의 없이 진행된 이번 제청이 관례를 깬 행위이자 대통령의 임명권 침해라고 비판하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는 과정에서 전통적인 대면 보고 대신 서면으로 처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권에서 강한 반발이 일고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전날 손봉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60)와 김성수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57)를 최종 후보로 제청했으나, 청와대와의 사전 협의 없이 서면 통보 형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역대 대법원장들이 임명권자인 대통령을 직접 찾아 제청해 온 관례를 깬 것으로, 청와대 내부에서도 불편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조치를 헌법기관 간 존중을 훼손하는 행위로 비판하고 있다. 송영길 의원은 SNS를 통해 "조 대법원장은 오늘 오전 청와대 방문 약속도 취소하고, 임명권자인 대통령을 만나지도 않고 서류로 통보하듯 제청했다"며 "역대 대법원장은 임명권자를 직접 찾아 제청해 왔으며, 이는 국가원수에 대한 예우이자 헌법기관 사이 존중의 표시였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더 나아가 "대통령을 패싱하는 것은 대통령 개인이 아니라 대통령을 뽑은 국민의 민주적 정당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조 대법원장의 탄핵을 언급하기도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도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SNS에서 "제2사법쿠데타, 내란재판 무력화를 도모하는 것인가"라며 "209일간 대법관 제청을 미루더니 이제는 대통령마저 패싱하며 법사위 전체회의 전날 일방적으로 통보한다"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내일 국민을 대신하여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철저히 따져 묻겠다"고 경고했으며, 이는 여권 내에서 조 대법원장의 행동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건태 의원도 "청와대와 협의 없이 제청한 것은 관례를 깬 것이자 대통령의 임명권에 대한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대법원장의 제왕적 권한으로부터 재판의 독립을 지키고 사법부를 국민의 사법부로 돌려놔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동시에 "대통령이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보내더라도 민주당은 사실상 대통령의 임명권을 침해해 제청된 후보자에 대한 동의안을 부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여권이 이번 사안을 단순한 절차 문제가 아닌 헌법적 권력 분립 문제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논란의 배경에는 노태악 전 대법관 퇴임으로 발생한 대법관 공석이 약 반년간 방치되었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조 대법원장이 장시간 대법관 후보 제청을 지연한 데다가, 최종 제청 과정에서도 청와대와의 최소한의 소통을 거치지 않은 것에 대해 깊은 불만을 표하고 있다. 헌법 104조 2항에 따르면 대법관이 임명되기 위해서는 국회 동의가 필요하며, 이는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 간의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중요한 절차다. 현재 상황은 이러한 헌법적 절차 속에서 사법부의 독립성과 대통령의 임명권 사이의 균형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