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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서 25%P 격차 벌린 김민석, 민주당 당권 경쟁 주도권 확보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에서 김민석 후보가 호남 지역 경선에서 정청래 후보를 25%포인트 격차로 압도하면서 경선 판세를 주도하게 됐다. 호남에서의 압승으로 1차 투표에서의 과반 확보 가능성이 높아진 반면, 정 후보는 수도권과 여론조사에서의 역전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8월 1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의 흐름이 크게 변했다. 최대 격전지로 예상됐던 호남 지역 경선에서 김민석 후보가 정청래 후보를 압도적으로 누르면서 경선 판세가 일방적으로 기울어진 것이다. 호남에서 김 후보가 약 60%에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하며 정 후보를 25%포인트 이상 격차로 제쳤다. 이는 경선 초반 충청, 영남, 제주·인천, 강원 지역에서 1%포인트대의 초접전을 벌여온 두 후보의 경쟁 구도를 완전히 바꾼 사건이다. 당권 경쟁에서 전체 권리당원의 3분의 1가량이 몰려 있는 호남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이번 결과는 최종 당대표 선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호남 경선 직전까지 두 후보의 격차는 3081표, 득표율로는 1.48%포인트에 불과했다. 그러나 호남 투표에서 김 후보가 정 후보보다 약 6만 표를 더 가져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당 안팎에서는 김 후보의 호남 우위가 예상되기는 했지만, 25%포인트에 가까운 격차는 대부분의 예측을 크게 뛰어넘은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당내 분석가들은 이재명 대통령 출범 초반이라는 정치 상황이 호남 당심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한다. 이 대통령의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김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친명'을 분명히 하고 현 정부의 성공을 전면에 내세운 점이 호남 유권자들의 표심을 사로잡았다는 것이다. 한 호남권 민주당 의원은 "호남이 이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심리로 모이기 시작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으며, 다른 당 관계자는 "이 대통령 임기가 4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대통령과 정부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는 논리가 작동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남 압승으로 인해 김 후보 진영에서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선호투표 방식의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고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 정 후보는 판세를 뒤집기 위해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호남과 반대 방향의 강한 표 쏠림을 만들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다행히 정 후보에게는 몇 가지 유리한 요소들이 있다. 서울과 경기의 권리당원 규모가 호남과 비슷한 수준이고, 온라인 투표율도 경기 46.74%, 서울 45.31%로 전남·광주 37.63%, 전북 35.22%보다 높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일반국민 여론조사가 전체 투표의 30%를 차지한다는 점은 정 후보가 기대를 걸 수 있는 영역이다. 호남 결과 직후 정 후보는 "호남에서 크게 졌다"며 "겸허하게 존중하고 수용한다"고 밝혔으나, 수도권과 여론조사에서의 역전을 노리는 분위기다.

한편 지난 6·3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전북지사 후보 공천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이 정 후보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당 일각에서 제기된다. 당내 과거 갈등이 현 경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되는 부분이다. 호남 유권자들의 표심 결정에는 단순한 정책 선호도를 넘어 당의 안정성과 정부와의 관계를 중시하는 심리가 작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는 여야 정치 지형이 불안정한 가운데 현 정부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호남 당심의 현실적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당권 경쟁의 막판 국면에서 두 후보는 16일 경기도 수원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경기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직접적인 네거티브를 자제하면서도 앞선 공방을 연상시키는 표현으로 서로를 견제했다. 송영길 후보는 "아침에 뼈해장국을 먹고 왔다. 세 번 끓인 것이 아니라 한 번"이라고 발언해 검찰개혁을 반복적으로 강조해온 정 후보를 겨냥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제가 아무리 덩치가 좋아도 혈압 관리가 안 돼 쓰러지면 끝나는 것"이라며 정 후보의 과거 발언을 되받았다. 정 후보는 '의리'를 강조하며 "2016년 컷오프 공천 탈락에도 당을 떠나지 않고 선당후사의 아이콘이 됐다"고 말하며 과거 김 후보의 탈당 전력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김 후보는 경기도가 이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경기북부 발전과 접경지역의 비정상을 정상화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각 후보의 막판 구애는 호남 경선 결과 이후 변화된 판세 속에서 남은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