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 증손자
배우 하영의 증조부 친일 행적이 드러나면서 역사 성찰 논의가 확대되고 있다. 김구 의원은 "부모는 선택할 수 없지만 사실을 안 후의 행동이 중요하다"며 책임 있는 태도를 강조했고, 민족문제연구소는 개인의 신분보다 역사인식 부재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배우 하영의 증조부 친일 행적이 드러나면서 촉발된 역사 성찰 논의가 확대되고 있다.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인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하영에 대해 "앞으로 행동에 따라 국민 평가는 달라질 것"이라며 "정말 책임 있는 모습,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길 개인적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는 친일파 후손이라는 신분 자체보다 그에 대한 성찰과 책임 있는 태도를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 의원은 "우리가 누군가의 자식으로 태어날 때 부모를 결정할 수 없다"면서도 "(친일 행적 등)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어떤 행동을 하느냐가 더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대의 과오로 하여금 주눅이 든다기보다는 '내가 앞으로 어떤 발걸음을 이어갈 것인지'에 대해서 역사 정의 측면에서 해석하고 행동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는 개인이 조상의 과오에 대해 책임질 수 없지만, 그 사실을 인식한 이후의 태도와 행동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이날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1872~1927)의 친일 행적을 공식 확인했다. 연구소는 "안상호는 대한제국 관립일어학교와 도쿄 자혜의원 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한 전문직 의사였지만, 화려한 이력 이면에는 친일·부일 협력 행적이 존재하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1909년 안중근 의사가 처단한 이토 히로부미를 추도하기 위해 조직된 '국민대추도회' 준비위원 참여, 경성부 협의회원 및 경성종로금융조합 조합장 등 식민통치 기구 참여, 대정친목회·동민회 등 친일단체 활동, 그리고 "조선 옷은 한 벌도 없고 일본 사람과 똑같다"는 동화주의 발언 등이 적시됐다.
다만 연구소는 2009년 편찬한 '친일인명사전'에 안상호가 등재되지 않은 이유를 "친일인명사전 수록 여부는 편찬위원회의 선정기준과 행위의 자발성, 적극성, 반복성, 지속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결정했으며, 당시 축적된 자료로는 안상호의 친일행적이 선정기준에 미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논란의 본질은 배우 개인이 '친일파의 후손'이라는 신분 자체가 아니라, "공적 영역에서 조상의 식민지 협력 이력에 대한 최소한의 역사적 성찰 없이 발언하여 대중에게 상처를 준 '역사인식과 성찰 부재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나아가 이번 논란이 "식민지배 하에서 형성된 전문직 계보와 사회적 자산이 해방 후 청산 없이 어떻게 기득권으로 승계되고 세습되었는지에 대한 구조적 질문과 역사적 성찰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개인의 책임을 넘어 해방 이후 친일파 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한편 하영은 12일 자필 사과문을 통해 "저의 증조부와 관련된 일들로 큰 실망과 상처를 안겨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일제 강점기라는 뼈아픈 시간을 지낸 우리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족사를 가볍게 언급했던 것을 반성한다"고 밝혔다. 그는 "가족의 역사와 그 시대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앞으로 역사를 대하는 데에 있어 더욱 신중한 태도를 갖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