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상반기 순익 36% 급증…장기보험이 견인
현대해상이 상반기 당기순이익 61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4% 증가했다. 장기보험 손익 확대와 예실차 개선이 호실적을 견인했으나, 자동차보험은 102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현대해상이 2024년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14일 공시된 재무 결과에 따르면 현대해상의 상반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61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4% 증가했다. 이는 수익성이 높은 장기보험 부문의 강한 성과와 예상보험금 지출 추정치의 개선이 주요 동력이 되었다. 보험사의 미래 이익을 나타내는 보험계약마진(CSM) 잔액도 9조8944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11.2% 증가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다.
장기보험 부문의 급성장이 실적 개선의 핵심이다. 현대해상의 상반기 장기보험 손익은 61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이러한 개선의 배경은 금융감독당국이 제시한 계리가정 선진화 가이드라인의 반영이다. 보험사들이 보험료 책정 시 사용하는 손해율과 사업비 가정이 현실화되면서, 그동안 보수적으로 설정되어 있던 예상 보험금 지출이 실제 지출과의 차이를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건강보험을 중심으로 한 고수익성 장기보험 상품들이 이러한 예실차 개선의 주요 수혜자가 되었다.
일반보험 부문도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갔다. 화재보험, 해상보험, 배상책임보험 등 보험기간이 1년 안팎인 일반보험의 상반기 손익은 10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이는 손해율이 안정적으로 관리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손해보험사의 전통적인 수익 기둥인 자동차보험 부문에서는 적신호가 켜졌다. 자동차보험 손익은 102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연초 보험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부진이 나타난 것은 지난 4년간 누적된 보험료 인하의 영향이 여전히 크다는 의미다. 여기에 정비비와 보상 원가의 상승도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실이 심화된 또 다른 이유는 정책 지연이다. 교통사고로 인한 상해 등급 12~14급의 경상환자가 8주 이상 장기 치료를 받을 경우 별도 심사를 받도록 하는 이른바 '8주 룰'의 도입이 예정보다 늦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과도한 장기 치료 청구를 억제할 수 있어 손해보험사들의 보상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도입 지연으로 인해 그 효과가 상반기에 반영되지 못했다. 업계는 이 제도의 조속한 시행을 통해 자동차보험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투자 부문에서는 시장 변화의 영향이 두드러졌다. 상반기 투자손익은 10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3% 급감했다. 1분기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현대해상이 보유한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평가손실이 발생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다만 현대해상은 최근 평가손실이 일부 만회되고 있다며 투자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시장금리 변화에 따른 일시적 변동성으로 해석되며, 향후 금리 추이에 따라 투자손익 개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현대해상의 상반기 실적은 보험업계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한다. 저금리 기조에서 장기보험의 수익성이 높아지면서 보험사들의 포트폴리오 재편이 진행 중이다. 한편 자동차보험의 적자 심화는 업계 전반의 과제다. 현대해상 외에도 여러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손실에 직면해 있으며, 보험료 인상과 정책 개선을 통한 구조적 해결이 시급한 상황이다. 앞으로 8주 룰 같은 규제 개선과 함께 자동차보험 시장의 건전한 수익성 회복이 업계의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