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트럼프 전용기 탈출 조롱 밈으로 대미 선전전 확대
이란 국영매체들이 튀르키예 NATO 정상회의 후 기내식 트럭에 숨어 전용기를 갈아탄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하는 밈과 AI 합성 이미지를 확산하고 있다. 이란은 미국 대통령의 보안 위협과 탈출을 이란의 군사력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대미 여론전을 강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튀르키예 앙카라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직후 기내식 운반 트럭에 숨어 항공기를 비밀리에 갈아탄 사건이 알려지면서, 이란 국영매체들이 이를 소재로 한 조롱 밈과 AI 합성 이미지를 대량 확산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란의 국영 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내식 컨테이너 안에 웅크린 합성 이미지와 인공지능 생성 영상을 활용해 이번 사건을 미국의 불안정성과 취약성을 드러내는 상징적 사건으로 선전하고 있다. 이는 이란이 최근 미국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미 여론전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당시 상황은 미 비밀경호국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이 견착식 미사일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신뢰할 만하고 임박한 위협을 파악하면서 비롯됐다. 보안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측은 정교한 기만 작전을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과 극소수 참모진은 에어포스원에 탑승하는 모습을 공개적으로 연출한 뒤 곧바로 항공기에서 내려 공항의 기내식 운반 트럭으로 이동했다. 이후 표식이 거의 없는 소형 군용기 C-32A를 타고 영국으로 향했다. 한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비롯한 고위 관료들, 백악관 직원, 동행 취재 기자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 것으로 보이는 '미끼 전용기'에 탑승했고, 대부분의 탑승자들은 자신들이 기만 작전의 일부임을 인식하지 못한 채 비행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이 사건에 대해 노골적인 조롱과 비난으로 응했다. 13일 방송에 출연한 진행자는 "이란의 군사력이 두려워 트럼프가 비행기를 비밀리에 갈아타야 했다"며 이를 "트럼프의 굴욕"이라고 주장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주재한 이란대사관의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도 음식이 담긴 기내식 상자 속에 트럼프 대통령의 합성 이미지를 올리며 "머지않아 쓰레기통에 숨게 될 것"이라는 조롱 글을 게시했다. 이란 매체들의 이러한 반응은 단순한 조롱을 넘어 미국의 대통령 경호 체계가 불완전하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전파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이러한 선전 활동이 최근의 긴장 고조 속에서 전략적 맥락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중동 선임분석가 알리 바에즈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 강경파들이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등 고위 인사들의 사망에 대한 보복을 외쳐온 만큼, 미국 대통령의 경호 강화 자체를 선전 자산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안 위협과 탈출 사건을 이란의 군사력이 미국을 위협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재해석하며 국내외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사건은 현대 국제 관계에서 소셜미디어와 AI 기술이 정보전과 여론 조작에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란 국영매체들의 조롱 밈 확산은 전통적 외교 비난을 넘어 시각적 콘텐츠를 통해 국제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는 현대적 선전 전략이다. 특히 AI 합성 이미지와 영상은 일반 대중에게 빠르게 확산되고 감정적 반응을 유발하기 쉬워, 국가 간 정보 전쟁의 새로운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이란이 이러한 방식을 적극 활용하는 것은 미국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국제 무대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미국 측은 이번 기만 작전을 통해 대통령의 안전을 확보했으나, 그 과정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의도하지 않은 외교적 결과를 초래했다. 이란을 비롯한 미국의 잠재적 적대국들이 이를 미국의 약점으로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이 어떻게 진전될지, 그리고 이러한 정보전이 실제 외교 관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