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3만호 추가공급·착공기간 절반 단축 발표...실효성이 관건
정부가 23만가구 추가공급과 착공기간을 68개월에서 37개월로 단축하는 부동산공급대책을 발표했으나, 과거 대책들의 실행 부진과 정부-서울시 간 갈등으로 인한 실효성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민간 중심의 공급 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했지만, 규제 개혁의 속도 강화와 정책 간 조율이 성공의 관건이다.

정부가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여 만에 네 번째 부동산공급대책을 내놓으면서 주택공급 속도를 대폭 높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국토교통부가 13일 발표한 8·13 부동산공급대책의 핵심은 수도권에 신규택지 10만가구를 포함해 23만가구 이상을 추가로 공급하고, 택지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현재의 68개월에서 37개월로 단축하는 것이다. 이는 주택공급 절벽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시도로 평가되지만, 과거 대책들의 실행 부진을 고려하면 실제 이행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영끌'해서 준비했다"며 "공공이 할 일은 신속히 이행하고 민간이 잘하는 분야는 과감하게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책에서 주목할 점은 민간부문을 주택공급의 중심축으로 삼겠다는 정책 방향의 전환이다. 조기착공사업장에 개발부담금 면제와 취득세 감면, 금융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고, 재개발사업의 동의율 완화와 이주대출 지원 등도 함께 추진된다. 가계 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도 기존 1.5%에서 3%로 상향해 서민과 실수요층의 주택 구매력을 높이려는 취지다. 현실적으로 수도권 주택의 80% 이상, 특히 서울은 90% 이상이 민간에 의해 공급되기 때문에 민간 활성화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다만 과거 정책들의 경험을 보면 규제 완화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이 실질적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지난 1년여 동안 발표된 세 차례의 대책에서 5년간 135만호의 신규착공과 과천, 태릉 등 도심 주택공급 앞당기기 등이 포함됐지만, 국회의 입법 지연, 토지보상 갈등, 지자체 간 이해 충돌, 주민 반발 등으로 인해 실질적인 진척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민간주택착공은 10년 평균의 60% 수준까지 급락했으며, 주택공급 절벽 현상은 날로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정책 발표와 실행 사이의 간극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특히 우려스러운 점은 정부와 서울시 간의 갈등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대책에서 용산공원부지와 국제업무지구 주택공급, 내곡동 예비군훈련장의 그린벨트 해제 등 주요 사안들이 빠진 것은 양 기관의 의견 충돌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즉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 용적률 규제 완화, 재개발 임대주택비율 완화 등 핵심 사항들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비판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이해관계를 놓고 대립하는 사이 주택공급이 지연되고 있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
정부가 이번 대책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규제 개혁의 속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대로 "각종 인허가 절차를 최대한 단축하고 택지도 법과 제도를 고쳐서라도 파격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민간이 더욱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정비사업 규제를 더 과감하게 철폐해야 하며, 시장 혼선과 불안을 야기하는 징벌적 세제 개편안은 일단 보류하는 것이 맞다. 세제 개편은 내년과 내후년에 시행되지만 주택건설은 최소 4~5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공급 상황을 먼저 개선한 후 세제가 뒤따라가는 것이 논리적 순서다. 정책은 타이밍과 우선순위가 중요하며, 현재는 무엇보다 공급 확대에 집중할 때다.
이제 정부와 서울시는 '머리를 맞대고' 실질적인 합의점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과거 대책들의 실패 사례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부처 간, 중앙과 지방 간의 조율을 통해 정책 추진의 장애물을 사전에 제거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정책 발표가 아니라 실제로 공급되는 주택이다. 23만호 추가공급과 착공기간 절반 단축이라는 목표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실제 성과로 입증될 때만이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신뢰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