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영, 증조부 친일 의혹에 자필 편지로 사과 "역사 외면할 수 없다"
배우 하영이 증조부의 친일 의혹 논란과 관련해 자필 편지를 통해 사과했다. 그는 가족으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만으로 증조부를 알고 있었으며 역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점을 반성했고, 초기 대응 과정에서의 오류도 인정했다.
배우 하영(33·본명 안하영)이 증조부의 친일 의혹 논란과 관련해 자필 편지를 통해 직접 사과했다. 12일 하영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장문의 손편지를 공개하며 "먼저 저의 증조부와 관련된 일들로 큰 실망과 상처를 안겨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증조부 안상호의 과거 행적을 접하며 가족의 역사를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보게 됐다"며 광복절을 앞둔 시점에서의 사과를 강조했다.
하영은 편지에서 자신이 그동안 가족으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만으로 증조부를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다고 인정했다. "부끄럽게도 그런 무지한 상태로 여러 자리에서 증조부에 대한 이야기를 가족의 자랑처럼 꺼내 왔다"고 고백한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관련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과정에서 증조부의 친일적 행적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일제 강점기라는 뼈아픈 시간을 지낸 우리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족사를 가볍게 언급했던 것을 반성한다"며 역사 인식의 부족함을 드러냈다.
하영은 초기 대응 과정에서의 오류도 인정했다. "처음 논란이 제기됐을 당시, 저 역시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지 못한 과정에서 소속사를 통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 나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충분한 확인 없이 잘못된 입장이 전달되도록 한 점 또한 저의 부족함"이라며 "이로 인해 더 큰 혼란과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입장 표명이 늦어진 점에 대해서도 "사안이 너무나 무겁고 죄송스러워 어떻게 사죄의 뜻을 전해야 할지 고민하다 입장 표명이 늦어진 점에 대해서도 거듭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하영은 향후 행동 계획을 명시했다. "제가 미처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 그 역사를 외면하거나 가볍게 여길 이유가 될 수는 없다"며 "그 과오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했다. 또한 "가족의 역사와 그 시대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앞으로 역사를 대하는 데에 있어 더욱 신중한 태도를 갖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우리의 역사를 깊이 있게 공부해 나가며 독립유공자분들과 우리나라의 광복과 안녕에 힘써 주신 모든 분들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섬기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10일 KBS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비롯됐다. 하영이 4대째 의사 집안이라는 가족사를 공개하며 증조부가 고종의 진료를 봤다고 밝힌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증조부로 알려진 안상호의 일제강점기 행적을 둘러싸고 친일 의혹이 제기되자, 하영의 소속사는 초기에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하지만 추가 확인 과정에서 안상호가 1916년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기록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자 소속사는 입장을 번복했다. 소속사는 "충분한 검증없이 '사실무근'이라고 성급하게 답변해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번 논란으로 하영은 예정돼 있던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의 홍보 인터뷰 일정을 취소했다. 광복절을 앞둔 시점에서 벌어진 이번 사태는 연예인들의 역사 인식과 가족사 공개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불러일으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