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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87.5%가 올랐는데 지수는 내려…반도체 투톱이 발목 잡다

8월 들어 코스피 87.5%의 종목이 상승했음에도 지수는 3.8% 하락했다. 삼성전자(8.8% 하락)와 SK하이닉스(17.1% 하락)의 급락이 시가총액 비중으로 인해 전체 지수를 압도하면서 나머지 종목들의 강세가 상쇄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투톱에 집중된 자금이 분산되는 일시적 순환매 현상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 87.5%가 올랐는데 지수는 내려…반도체 투톱이 발목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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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들어 코스피 상장 종목의 대다수가 주가 상승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지수 자체는 3.8% 하락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시가총액 상위 두 종목의 급락이 전체 지수를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이달 11일까지 코스피 구성 종목 937개 중 824개(87.5%)의 주가가 상승했고, 하락 종목은 88개(9.3%), 보합은 30개(3.2%)에 불과했다. 상장 종목 10개 중 9개의 주가가 올랐다는 의미인데, 지수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것이다.

반도체 투톱의 부진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수치가 명확하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8.8% 하락했고, SK하이닉스는 17.1%로 더 큰 낙폭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우와 SK스퀘어를 포함한 이들 4개 종목의 합산 시가총액은 3079조8600억원에서 2710조4200억원으로 369조4400억원(12.0%) 감소했다. 반면 이 네 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코스피 종목의 합산 시총은 2366조6700억원에서 2528조5900억원으로 161조9200억원(6.9%) 오히려 증가했다. 시가총액이 큰 종목들의 낙폭이 전체 지수를 끌어내리는 동안 다른 종목들은 힘을 얻고 있었던 것이다.

상승 종목들의 오름폭도 결코 작지 않았다. 이달 들어 5% 이상 오른 종목은 571개로 전체의 60.6%를 차지했고,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도 319개(33.9%)에 달했다. 이는 일부 낙폭과대주의 기술적 반등에 그치지 않고 상승세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대형 반도체주의 영향을 덜 받는 지수일수록 이 같은 흐름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코스피200 초대형 제외 지수는 5.4% 상승했고, 코스피200 중소형주 지수는 12% 올랐다. 기업 규모별로도 대형주 지수가 4.9% 하락한 반면 중형주 지수와 소형주 지수는 각각 10.4%, 9.1% 상승했다.

시가총액의 영향력을 배제한 동일가중지수를 보면 이 같은 괴리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일반 지수는 시가총액이 클수록 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는 구조인데, 동일가중지수는 모든 구성 종목에 동일한 비중을 부여해 시장 전반의 흐름을 보여준다. 코스피200은 이달 5.7% 하락했지만 코스피200 동일가중지수는 8.1% 상승해 수익률 격차가 13.8%포인트에 달했다. 코스피100도 6.2% 떨어진 반면 동일가중지수는 6.3% 올랐고, 코스피50은 7.2% 하락했지만 동일가중지수는 4.3% 상승했다. 이는 코스피 조정이 시장 전체의 약세가 아니라 시총 상위 극소수 종목의 조정 때문임을 명확히 보여주는 증거다.

투자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상반기 '삼전닉스' 중심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종목들로의 자금 이동, 즉 순환매로 해석하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지나치게 집중됐던 자금이 이익 실현 이후 분산되면서 일시적인 순환매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힘이 여러 종목으로 분산돼 지수를 크게 끌어올리기는 어려운 데다 추세적으로는 고점을 지나 약세장 초입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를 새로운 상승 추세로 단정 짓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기존 주도주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다른 업종과 종목으로 옮겨가는 일시적 현상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