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CE 구금시설서 인권 침해 심각…한 달 햇볕 못 쪼인 수감자들
미국 텍사스주의 ICE 구금시설 캠프 이스트 몬태나에서 수감자들이 한 달 이상 햇볕을 못 쪼이고 화장실 오수가 침입하는 등 극악의 환경에 노출되고 있으며, 2명의 사망 사건까지 발생했다. 민간 운영업체의 수익 구조로 인한 과도한 밀집 수용이 문제의 근원이다.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시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 '캠프 이스트 몬태나'에서 수감자들이 극악의 환경에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겨레가 입수한 집단소송 소송장과 국제인권단체 보고서에 따르면, 이 시설은 미국 전역에서 가장 크고 열악한 ICE 구금시설로 악명이 높으며, 수감자들이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 지난해 8월 텍사스 사막 한가운데 문을 연 이 구금시설은 과도한 밀집 수용, 의료 서비스 거부, 기본 위생용품 부족 등 다양한 인권 침해 사례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수감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구금시설의 환경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열악하다. 온두라스 국적의 이스마엘은 5개월 동안 구금되는 동안 한 달 이상 햇볕을 쪼이지 못했으며,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고 비누 같은 기본 위생용품도 제공받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수감자 나브디프는 3주 동안 같은 옷을 입었고, 잠자는 공간으로 화장실 오수가 흘러 들어왔으며 컵도 없이 더러운 물을 마셔야 했다고 진술했다. 이반 로드리게스는 구금 기간 하루 23시간을 창문 없는 텐트에 갇혀 지냈다. 이러한 환경은 수감자들의 정신 건강을 심각하게 악화시키고 있다.
극악의 환경으로 인한 사망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올해 1월 3일과 14일에는 각각 쿠바 국적의 캄포스와 니카라과 국적의 디아스가 이 시설에서 사망했다. ICE 사망보고서에 따르면 캄포스는 여러 차례 자해를 시도하는 등 심리적 불안을 겪었으며, 디아스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두라스 출신의 이스마엘은 5개월 구금 기간 동안 우울증과 자살 충동을 느꼈으며, "침대 시트를 보면서 이 고문을 견디는 것보다 목을 매는 것이 더 쉬울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집단소송을 이끄는 샬럿 와이스 변호사는 "이런 환경에 매일 갇혀 있으면 정신적으로 점점 무너지기 시작하고, 의미 있는 꾸준한 심리 지원이 없으면 자살을 고려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밀집 수용은 구금시설의 수익 구조와 직결되어 있다. 민간 교정업체가 운영하는 시설이나 지방정부 교도소 등에 위탁 수용되는 수감자들의 계약에는 '최소 보장 인원'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수용 인원이 줄면 시설의 운영 수익이 감소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수감 인원을 유지해야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 실제로 70명이 넘는 인원이 비좁고 비위생적인 천막 구조의 텐트 한 동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화장실과 샤워시설에서 넘친 오수가 식사 공간으로 흘러가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과밀 수용 상황은 수감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국제인권단체들은 캠프 이스트 몬태나의 폐쇄를 요구하고 있지만, ICE는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ICE는 지난달 28일 몬태나 구금시설의 위탁 운영을 내년 9월 30일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AP 통신에 따르면 위탁 운영 업체는 내년 9월까지 운영 비용으로 12억 달러(약 1조 7천억 원)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휴먼라이츠워치와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이 펴낸 보고서에는 구금시설 직원들이 수감자들을 일상적으로 구타하고 의료 서비스를 거부하는 사례도 기록되어 있다. 인권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설의 계속된 운영이 인도주의적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