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만성질환자, 임의로 약 끊으면 '건강 재난'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는 폭염 시 만성질환자들이 혈압약이나 당뇨약을 임의로 끊으면 탈수와 합병증 위험이 높아진다며, 의사와 상담해 약물 조절 계획을 세우고 여름철 건강 지표를 자주 확인할 것을 권고했다.

역대급 무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만성질환자들이 주의해야 할 위험 요소가 단순한 더위가 아니라 잘못된 약 복용 관리라는 전문의의 경고가 나왔다.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는 폭염 시즌에 혈압약이나 당뇨약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용량을 줄이는 행동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강조하며, 만성질환자들을 위한 구체적인 건강관리 방법을 제시했다. 조 교수는 폭염을 단순한 날씨 현상이 아니라 '건강 재난'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하며, 이 시기 약물 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폭염이 지속될 때 신체에서 일어나는 생리적 변화가 만성질환자에게 특히 위험한 이유는 혈관 확장으로 인한 혈압 저하 때문이다. 땀을 많이 흘리면서 혈관이 확장되고 혈압이 떨어지는 과정에서 심장, 신장, 뇌 등 주요 장기에 부담이 급증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성 콩팥 질환, 당뇨병, 고혈압, 인지기능 장애가 있는 환자들은 합병증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조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더위 때문에 혈압약이나 당뇨약을 임의로 중단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강조했으며, 오히려 폭염이 시작되기 전에 주치의와 상담하여 여름철 약물 조절 계획을 미리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폭염 시기에 복용 중인 약물 자체도 신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일부 당뇨약의 경우 소변으로 당분과 함께 수분까지 배출하게 되어 탈수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항히스타민제와 일부 정신과 약물은 땀 배출 능력과 체온 조절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으며, 진통소염제는 신장으로 가는 혈류를 감소시켜 신장 기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폭염 시즌에는 불필요한 약물 복용을 피하고, 꼭 필요한 약물만 의사의 지시에 따라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 교수는 여름철에는 혈압, 혈당, 체중, 소변량과 소변 색깔 등을 평소보다 훨씬 자주 확인하여 신체 변화를 주시할 것을 권고했다.
약물 보관 방법도 폭염 시기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인슐린을 포함한 일부 약물은 고온에 노출되면 약효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자동차 내부나 직사광선이 들어오는 창가 같이 온도가 크게 상승하는 장소에 보관해서는 안 된다. 약물을 올바른 온도에서 보관하지 못하면 약의 성분이 변질되어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되므로,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보관하는 것이 기본이다. 특히 여름휴가 때 여행을 가거나 외출할 때도 약물 보관 온도를 항상 신경 써야 한다.
폭염 시즌 건강을 지키기 위한 기본 원칙은 충분한 수분 섭취와 적절한 실내 온도 유지다. 조 교수는 갈증을 느끼기 전에 물을 자주 마시고, 실내 온도를 26~28도 정도로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폭염 경보가 발령된 상황에서는 냉방병 예방보다 온열질환 예방이 훨씬 중요하므로, 에어컨 사용을 무리하게 참기보다는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올바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무더위를 단순한 계절 현상으로 보지 말고, 자신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재난' 수준으로 인식하고 주의 깊게 대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