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76일 만에 강제 수사…임원 휴대전화 확보
스타벅스 '탱크데이' 프로모션으로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 모욕 의혹 수사 중인 경찰이 5일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신세계그룹의 부실 감사 정황을 포착한 경찰은 손정현 전 대표 등 임원의 휴대전화를 확보했으며, 관계자들의 고의성 입증에 주력할 예정이다.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 모욕 의혹으로 수사 중인 경찰이 5일 스타벅스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이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에 착수한 지 76일 만의 첫 강제 수사로, 경찰은 신세계그룹이 제출한 자체 감사 자료에서 부실 조사 정황을 포착해 압수수색영장을 확보했다. 이번 수사는 기업의 자율 감시 체계의 허점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역사적 사안에 대한 기업의 책임 문제를 둘러싼 논란을 확대시키고 있다.
경찰은 오전 8시 50분부터 오후 6시 24분까지 약 10시간에 걸쳐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센터필드 빌딩의 스타벅스코리아 본사와 손정현 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 등 임직원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수사관 약 40명이 투입된 이번 수사에서는 손 전 대표와 탱크데이 프로모션 기획 업무를 담당했던 당시 기획담당자, 본부장 등 임원의 휴대전화가 확보됐다. 특히 지난 자체감사 당시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한 직원 3명의 휴대전화도 압수 대상에 포함되어, 기업 내부의 자발적 협조 거부 현황이 수사의 단초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경찰이 강제 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신세계그룹의 부실 감사가 있다. 신세계그룹은 자체 감사 결과 발표 당시 탱크데이 프로모션 담당팀 직원 5명 중 3명이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해 감사에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는데, 이는 기업의 자율 감시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지난 6월 8일 서울중앙지검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으나 같은 달 12일 반려된 경찰은 신세계그룹이 제출한 감사 자료를 재검토한 결과 부실한 부분을 포착했고, 이를 근거로 다시 영장을 신청해 승인받았다. 경찰은 또한 지난 6월 17일 신세계그룹 감사팀장인 양종환 상무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을 때도 부실 감사 정황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사의 핵심은 스타벅스 관계자들이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를 모욕할 고의를 갖고 프로모션을 기획했는지 여부다.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에 탱크데이 프로모션으로 박종철 열사 등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를 모욕했다는 혐의를 적시했으며, 프로모션 내용 중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을 박종철 열사 유족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볼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와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지난 5월 정 회장 등을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과 모욕,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고발했으며,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스타벅스 관계자들의 고의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다만 법적 입증 과정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5·18 특별법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했을 때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모욕 혐의에 대해서는 프로모션의 모욕 대상자가 특정되지 않아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찰은 내부 문건과 휴대전화 통신 기록 등을 통해 기획 의도를 입증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이것이 법적으로 얼마나 설득력 있게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한편 야권은 이날 경찰의 압수수색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반발했으며,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하명 수사'라고 주장하는 등 수사의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