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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삼성·SK하이닉스 대표 수사 착수…성과급 배임 혐의

주주단체가 고발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대표이사들의 성과급 배임 혐의 사건을 경기남부경찰청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주주단체는 성과급이 노사 교섭 대상이 아니라며 회사 재산 유출 구조를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주단체가 고발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표이사들에 대한 배임 혐의 사건이 경찰의 본격적인 수사 대상이 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이 5일 공식적으로 수사에 착수했으며, 이는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이날 삼성전자의 전영현·노태문 대표이사와 SK하이닉스의 곽노정 대표이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사건이 경기남부청 수사 1계와 2계에 각각 배당됐다고 밝혔다. 주주단체는 지난달 22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장을 제출한 이후 약 2주일 만에 경찰의 수사 개시 결정을 받게 된 것이다.

주주운동본부의 핵심 주장은 성과급이 노사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세전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미리 계산해 성과급으로 연동하고 할당하는 행위는 위법이라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 성과급을 비롯한 회사 자금의 외부 유출은 주주총회의 결의 사항이지, 노조와의 자율 교섭으로 결정될 수 없는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주주단체는 두 회사의 대표들이 이러한 법적 기준을 무시하고 노조의 요구에 타협함으로써 회사 재산을 유출하는 구조를 만들었으며, 이것이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경찰 수사 착수는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단순한 노동 분쟁을 넘어 기업 지배구조와 주주권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주주단체는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주주들의 이익이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해왔으며, 이번 고발과 경찰의 수사 착수는 이러한 주장이 법적 검토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성과급 지급 과정에서의 의사결정 구조, 재무 영향, 그리고 대표이사들의 책임 범위 등이 구체적으로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주주운동본부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 대해서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성과급이 교섭 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김 장관이 지난 5월 삼성전자의 파업 예고를 저지하지 않고 오히려 잠정 합의안 타결을 유도했다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강요 혐의로 고발했다. 이는 성과급 문제가 단순히 기업과 노조 간의 분쟁을 넘어 정부의 정책 개입까지 포함하는 복합적인 쟁점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 고위 공직자가 법적으로 교섭 대상이 아닌 사안에 대해 합의를 유도했다는 주장이 법적 검토를 받게 되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반도체 업계의 임금 협상과 관련된 분쟁이 법적 차원으로 본격화되는 첫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기업의 성과급 지급 구조, 노사 협상 과정, 그리고 정부의 개입 여부 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기업의 임금 정책과 노사관계 전반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며, 주주권과 노동권 사이의 법적 경계를 둘러싼 논쟁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