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표현의 자유 공약 vs 법원 판단 '정반대'...75건 위반 판결
트럼프 대통령은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연방 판사들은 그의 행정부가 75건에 달하는 수정헌법 제1조 위반 사건을 일으켰다고 판결했다. 이는 바이든 전 대통령 임기 중 27건의 표현의 자유 관련 판결과 비교해 현저히 높은 수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 캠프 당시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의 행동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로이터 통신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연방 판사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수정헌법 제1조(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판단한 판결을 총 75건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1월 취임사에서 수년간 계속되어온 '정부의 검열'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으나, 그 이후 법원들의 판단은 이러한 공약과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로이터가 확인한 75건의 판결은 모두 트럼프 행정부의 언론의 자유, 종교의 자유, 출판의 자유 침해를 인정하는 내용이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판결들이 행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과 단체들의 표현을 억압하거나 억제했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확인했다는 것이다. 보스턴에 근무하는 연방지방법원의 윌리엄 영 판사는 "대통령이 자신이 싫어하는 표현에 대해 정부가 보복할 수 없다는 점을 명백히 오해하고 있다는 것은 미국인의 표현의 자유에 큰 위협이 된다"고 판결문에 명시했다. 영 판사는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판사로, 보수 진영에서 임명한 인물이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구체적인 사례들을 보면 행정부의 위법성이 더욱 명확해진다. 영 판사는 지난 9월 팔레스타인 지지 활동을 한 외국인 학생과 교수진을 불법적으로 억류하고 추방하며 비자를 취소한 행정부의 조치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다른 판사들은 하버드 대학을 포함한 여러 대학에 수여된 보조금을 행정부의 이념적 의제에 맞추지 않는다는 이유로 취소한 행위, 법률 활동을 이유로 법률 회사들에 보복한 행위, 시위 현장에서의 과도한 무력 사용 등을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이는 단순히 특정 개인의 표현을 억압한 것을 넘어 제도적이고 광범위한 차원에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판결들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행정부 관계자들은 자신들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린 연방 판사들을 '활동주의 판사'라고 비난하며 대통령의 행정권에 대한 사법부의 부당한 개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백악관의 애비게일 잭슨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연방 사법부는 표현의 자유 관련 위법한 판결로 미국 국민의 선거 선택을 반복적으로 위험에 빠뜨리고 방해했다"고 비판했다. 행정부는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사건에서 항소를 제기했으나, 일부 판결에 대해서는 도전하지 않기로 선택했다.
로이터의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두 번째 임기 동안 판사들이 표현의 자유 관련 주장을 다룬 전체 사건은 93건이었으며, 이 중 75건에서 행정부가 패배했다. 흥미롭게도 이 75건의 판결 중 10건은 공화당이 임명한 판사들에 의한 것이었다. 이는 표현의 자유 침해에 대한 판단이 단순한 정치적 이념의 차이를 넘어 헌법적 원칙에 기반한 것임을 시사한다. 비교를 위해 조 바이든 민주당 전 대통령의 임기 동안을 살펴보면, 로이터는 표현의 자유 관련 하급법원 판결 27건을 확인했으며, 이 중 13건에서만 행정부가 패배했다. 바이든 행정부를 상대로 한 판결의 대부분은 종교의 자유를 이유로 백신 의무화 정책에 도전한 사건들이었다.
언론사들도 트럼프 행정부의 표현의 자유 침해 대상이 되었다. 뉴욕타임스와 AP통신은 백악관과 국방부 취재에 대한 제한을 중단하도록 판사들에게 요청했으며, 하급법원 수준에서는 승리를 거뒀다. 다만 일부 판결은 항소 진행 중 집행이 보류된 상태다. 이러한 사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언론의 자유까지 침해하려 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한다. 로이터와 웨스트로(법률 검색 서비스)의 분석은 연방 법원 기록과 법률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유사한 소송이 병합되거나 같은 사건에서 여러 판결이 내려진 경우는 하나로 집계했다. 분석은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제기된 민사 소송에 초점을 맞췄으며 자신을 대리하는 소송인들의 사건은 제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