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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당대회 '계파 전쟁' 심화…과거 행적 파묘·윤리위 제소 위협까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진행되면서 친명계와 친청계의 갈등이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 충돌하고, 후보 간 과거 행적 파묘와 윤리위 제소 위협까지 이어지고 있다. 당 지도부 내 계파 전쟁이 심화되면서 전당대회 이후 당내 통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8월 17일 전당대회가 진행될수록 당의 미래 방향에 대한 노선 경쟁은 사라지고, 후보 간 상호 비난과 공격이 극심해지고 있다. 친이재명계와 친정청래계로 갈린 당 지도부가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충돌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당권 주자인 김민석·정청래 의원의 초박빙 승부 속에서 20년 전 과거 행적을 들춰내는 '파묘' 공방과 윤리위원회 제소 위협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전당대회 이후 당내 통합과 당정청 관계에까지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당 지도부 내 계파 갈등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친명계 강득구 최고위원은 정청래 후보를 직격해 "거짓말을 반복하는 후보는 당대표 후보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반발했다. 강 최고위원은 "정 후보는 대통령을 팔아 거짓말을 한 것"이라며 "누군가 작정하고 문제를 제기하면 정치 생명이 끝날 수도 있는 위중한 거짓말"이라고까지 경고했다. 이는 정 후보가 전날 부산 순회경선에서 김 후보를 향해 "혁신당과의 합당이 대통령의 뜻이라는 강득구 최고위원의 게시글에 왜 대답하지 않느냐"고 지적한 것에 대한 반박이었다.

친청계도 즉각 반격했다. 박규환 최고위원은 김 후보를 겨냥해 "신천지 개입설을 주장한 후보에 대해 소극적 태도로 당이 특정 후보를 편드는 결과를 만들었다"고 맞받았다. 박 최고위원은 나아가 "허위 사실 공표, 다른 후보 비방, 지역위원회 조직이나 당원 명부를 활용한 불법 선거운동은 의혹이 제기될 경우 직권 조사해 강력히 징계해야 한다"고 강조함으로써 상대 진영을 압박했다. 이처럼 당의 지도부 자체가 계파로 갈려 공개 충돌하는 모습은 전당대회를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기구로서의 위상을 크게 훼손하는 것이다.

후보 간 경쟁이 지도부 내 계파 충돌로 옮겨붙으면서, 순회경선 현장에서는 상대 후보의 과거 행적을 파헤치는 '파묘' 공방도 심화되고 있다. 정청래 후보는 경남 합동연설회에서 2002년 김민석 후보가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를 주장하며 새천년민주당을 탈당한 일을 꺼내 들며 "노사모는 20년이 지났지만 어제처럼 똑똑히 기억한다"고 꼬집었다. 반면 김민석 후보는 울산 합동연설회에서 정 후보의 지방선거 당시 행보를 재차 언급하며 "(정 후보가) 굳이 말리는데 호남을 간 것이 자기정치의 시작, 명청대전의 시작이었다"고 지적했다. 양 후보는 순회경선 마무리 발언에서도 상대를 겨냥해 각각 "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갈등의 수위를 한 단계 높였다.

당 안팎에서는 현재의 갈등이 전당대회 이후 당내 화합을 심각하게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당대표 선거 출마자인 송영길 후보는 전남 순천의 시민 간담회에서 "민주당 내부 분열의 모습이 심해져서 대통령 인기가 떨어질 때 이를 뒷받침해 주는 당이 아니라 '레버리지 ETF'처럼 떨어지는 속도를 두 배로 늘리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당내 중진 의원들도 "전당대회라 해도 서로를 향해 윤리위 제소 등의 말을 쏟아낸 건 금도를 넘은 것 같다"며 "전당대회를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지도부 내에서도 적절치 않은 발언들이 나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 당시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통상적인 경선의 범위를 분명히 넘어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당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노선 투쟁 대신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이나 과거 발언을 둘러싼 상대방 비방이 여과 없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일반적인 전당대회보다 예상 범위를 좀 넘어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내 중진들은 분당까지 갈 수준은 아니지만 차기 지도부가 깊어진 감정의 골을 수습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이 전당대회 이후 당내 통합을 이루고 정부와의 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을지가 당의 향후 정치력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