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49억 SK하이닉스 매수, 하루만에 13억 평가익 기록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지난 30일 SK하이닉스 주식 3620주를 49억원에 매수한 후 하루 만에 13억원 이상의 평가이익을 기록했다. 미국 반도체주 급등과 외국인의 8조원대 순매수가 국내 반도체주 급등을 주도했으며, 최 회장의 매수는 급락장에서의 책임경영 신호로 평가받고 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주식시장 급락장에서 단행한 SK하이닉스 개인 매수가 단 하루 만에 13억원을 넘는 평가이익을 기록했다. 미국 반도체주 급등과 외국인의 대규모 자금 유입이 겹치면서 SK하이닉스 주가가 상한가 수준까지 치솟은 것이다. 이는 최 회장이 개인 명의로 SK하이닉스 주식을 직접 보유한 첫 사례로, 시장에서는 주가 급락장에서의 신속한 책임경영 의지 표현으로 해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30일 SK하이닉스 보통주 3620주를 주당 평균 135만3677원에 장내 매수했다. 총취득금액은 49억31만740원이다. 최 회장의 매수 시점은 SK하이닉스 주가가 사흘 연속으로 하락한 직후였다. 지난 28일 155만원에서 시작한 주가는 29일 140만1000원, 30일 132만2000원으로 연이어 떨어져 있었다. 이는 지난 16일 종가 184만2000원 대비 2주 만에 28.2% 하락한 수준이며, 지난달 25일 기록한 장중 최고가 298만7000원과 비교하면 낙폭이 55.7%에 달했다. 최 회장의 평균 취득단가는 매수 당일 종가보다 3만1677원 높았지만, 이튿날의 급반등으로 결과적으로는 저점 부근에서 주식을 매수한 형태가 됐다.
최 회장의 매수 소식이 공개된 다음 날인 31일, SK하이닉스 주가는 극적인 반등을 기록했다. 장중 전 거래일 대비 29.73% 오른 171만5000원까지 치솟았으며, 이는 상한가인 171만8000원보다 불과 3000원 낮은 수준이었다. 장중 최고가를 기준으로 최 회장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는 62억830만원으로 불어났고, 실제 취득금액과의 차이인 평가이익은 13억798만9260원에 달했다. 단 하루 만에 수익률이 26.7%에 이르렀다는 의미다. 다만 평가이익은 아직 주식을 매각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주가 변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최 회장의 매수만으로 이 같은 급등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SK하이닉스 주가를 끌어올린 직접적인 동력은 미국 증시에서 불어온 반도체 훈풍과 외국인의 대규모 자금 유입이었다. 뉴욕증시에서는 마이크론이 18.36%, 샌디스크가 25.99%, AMD가 13.00%, 인텔이 11.30% 각각 급등했으며,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8.19% 뛰었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17.52% 오르며 공모가를 회복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과 클라우드 성장 전망을 제시하면서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일부 누그러진 것이 배경이다. 최근 급락했던 반도체주에는 저가 매수와 옵션 수급까지 몰리며 상승 폭이 더욱 커졌다.
국내 증시도 외국인 자금의 대규모 유입으로 급등했다. 31일 오전 10시58분 기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9120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며,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거래까지 합치면 순매수 규모는 8조1620억원으로 늘어난다. 코스피는 장중 17.07% 오른 6548.64까지 치솟았고, 삼성전자는 장중 26.33% 급등했으며 SK스퀘어와 삼성전기는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장 직후 매수 사이드카가 잇달아 발동됐다.
시장의 또 다른 관심사는 최 회장의 취득금액이 내부자거래 사전공시 기준인 50억원에 약 9969만원 못 미쳤다는 점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상장사 임원이나 주요주주가 과거 6개월과 향후 거래기간의 물량을 합산해 발행주식 총수의 1% 이상 또는 50억원 이상을 거래하려면 거래 개시 30일 전까지 매매계획을 공시해야 한다. 반면 거래 수량이 발행주식 총수의 1% 미만이면서 거래금액도 50억원 미만인 경우에는 사전공시 의무가 면제된다. 최 회장의 이번 거래는 3620주, 49억31만740원으로 두 가지 면제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 시장에서는 최 회장이 사전공시 기준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많은 주식을 사들여 급락장에 신속하게 책임경영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최 회장은 주가가 사흘 연속 추락한 날 49억원을 베팅했고, 바로 다음 날 장중 13억원이 넘는 평가이익을 거둔 '저점 매수'의 주인공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