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장주도 내년 현금흐름 악화 경고…'옥석 가리기' 심화
AI 대장주도 내년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거대 IT 기업들의 막대한 설비투자 부담으로 인한 것으로, 시장 내 선별적 옥석 가리기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얼라이언스번스틴(AB)이 인공지능(AI) 시장의 급성장 속에서도 거대 IT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경고를 내놨다. 상반기 AI 랠리를 주도해온 거대 기술 기업들이 막대한 설비투자 부담으로 내년부터 잉여현금흐름(FCF)이 마이너스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AB자산운용이 31일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글로벌 자본시장 전망' 보고서는 시장 전체의 낙관론과는 달리 AI 생태계 내에서도 선별적 투자가 필수적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AI 붐이 단순한 기대감에서 벗어나 실제 수익성 검증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AI 인프라 구축에 투입되는 자본지출(CAPEX)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이러한 투자가 실제 현금 회수로 이어지는 속도가 뒤처지고 있다는 것이 AB자산운용의 핵심 진단이다. 하이퍼스케일러로 불리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거대 IT 기업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칩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투자로부터 기대했던 수익이 예상보다 천천히 나타나면서 현금흐름 부담이 가시화되고 있다. AB자산운용의 이재욱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높은 밸류에이션과 지출의 지속가능성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AI 생태계 내에서도 인프라 투자 수혜가 확실한 반도체나 실질 이익 창출 능력이 입증된 우량 기업으로 투자를 좁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는 AI 관련 주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매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며, 실질적인 수익 창출 능력과 재무 건전성이 중요해진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를 'AI 랠리의 진검승부 국면'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상반기 글로벌 증시를 뜨겁게 달군 AI 열풍은 기술 혁신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에 기반하고 있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실제로 이익을 내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의 격차가 극명해지고 있다. AB자산운용은 미국 경제가 침체 없이 완만한 성장을 이어가겠으나, 증시 내부에서는 선별적 옥석 가리기가 한층 심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단순히 AI 관련 섹터에 투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개별 기업의 실적과 재무 상태를 세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편 채권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약 10% 수준에 불과했던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시장 내 담보부 채권의 비중이 현재 약 35%까지 대폭 확대됐다. 담보부 채권은 부도 시 원금 회수율이 높기 때문에 하이일드 채권 시장 전체의 파산 위험 대항력이 과거보다 훨씬 단단해진 것이다. 동시에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약 4.5% 수준까지 올라서며 금융위기 이후 중위값을 상회하는 높은 절대금리(All-in Yield)를 제공하고 있다. AB자산운용의 유재흥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손익분기 인플레이션율(BEI) 하락으로 물가연동국채(TIPS)의 실질 매력이 높아졌다"며 "우량 크레딧 자산과 함께 담보력이 강화된 하이일드 채금을 활용한 글로벌 분산 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방향도 중요한 변수다. AB자산운용은 Fed가 추가 금리 인상 없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란 사태 등으로 유가 변동성이 커졌으나, 식품·상품·서비스 전반의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공고하고 고용 시장이 '낮은 채용·낮은 해고'의 성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고수익 자산과 안정적인 채권을 적절히 조합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중요해진다. 결국 AI 시대라고 해도 투자자들은 기업의 실제 수익성, 현금흐름, 재무 건전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다양한 자산군에 분산 투자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