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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팩시 전 미국 감염병 수장, 상원 청문회서 증언거부권 행사

미국의 전직 감염병 전문가 팩시가 코로나19 기원과 팬데믹 대응을 둘러싼 상원 청문회에서 수정헌법 제5조의 자기 부죄 금지 특권을 행사해 증언을 거부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팩시가 의회를 기만하고 중국 우한 연구소 자금 지원 관여를 은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저명한 감염병 전문가이자 전직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 앤서니 팩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원과 팬데믹 대응을 둘러싼 상원 청문회에서 수정헌법 제5조의 자기 부죄 금지 특권을 행사해 증언을 거부했다. 공화당 주도의 상원 국토안보정부관리위원회가 지난 30일 개최한 청문회에서 팩시는 켄터키 주 출신 공화당 상원의원 랜드 폴의 질문에 반복적으로 증언거부권을 행사했다. 팩시의 법률 대리인들은 선서 증언이 새로운 법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이유로 증언하지 말 것을 조언했으며, 이는 그의 법적 지위가 상당히 복잡한 상황에 있음을 시사한다.

팩시는 1984년부터 2022년 퇴직할 때까지 38년간 미국 NIAID를 이끌며 공화당과 민주당 진영의 7명의 대통령에게 자문을 제공해온 85세의 의사이자 면역학자다. 그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자 미국 정부의 대응 활동을 주도하며 공중보건의 얼굴이 되었고, 이전에도 에이즈, 에볼라, 2001년 탄저균 테러 등 여러 보건 위기 대응을 이끈 경력이 있다. 정부 마지막 해인 2021년부터 2022년까지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수석 의료 보좌관으로도 활동했다. 팩시는 마스크 착용 권고, 백신 접종, 학교 폐쇄 등 팬데믹 대응 정책을 둘러싸고 보수 진영으로부터 강한 비판의 대상이 되어왔다.

폴 의원은 팩시가 의회를 기만했다고 주장하며, 중국 우한의 연구소에서 자금을 지원받은 미국 연구가 팬데믹 발생에 역할을 했을 가능성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코로나19의 기원이 중국 우한의 실험실에서 유출되었을 가능성,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의 기능 획득 연구에 자금을 지원했는지 여부, 그리고 팩시가 의회에 거짓 진술을 했거나 우한 연구에 대한 NIH의 관여를 은폐했는지 등이 핵심 쟁점이다. 기능 획득 연구는 바이러스를 변형해 그들이 어떻게 진화하는지 이해하고 팬데믹 위험을 평가하는 연구를 의미한다. 팩시는 NIH가 코로나19를 야기한 연구에 자금을 지원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의회 기만이나 은폐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청문회 직전 폴 의원은 팩시가 2019년부터 2022년 팬데믹 기간 동안 작성한 1,100페이지 이상의 타이핑된 일기를 공개했다. 이 기록들은 팩시가 백악관 자문과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고위 관계자들 및 언론과 나눈 상호작용을 기록하고 있다. 현 보건부 장관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이 일기가 연방 직원이 정부 컴퓨터로 공중보건 비상상황 중에 작성하고 정부 재산에서 발견된 것이므로 정부 기록이라고 주장했다. 폴 의원은 이 일기가 팩시의 사적 논의와 공개 진술 사이의 차이를 보여준다고 주장하는 반면, 팩시의 지지자들은 이 항목들이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해 학습해가면서 과학자들이 직면했던 불확실성을 반영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팩시의 법적 상황은 복잡한 양면성을 띠고 있다. 한편으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2025년 팩시에게 선제적 특사를 부여했으나, 공화당 진영은 이 특사가 그 이후 저질러진 혐의, 예를 들어 상원 청문회에서의 위증죄 같은 새로운 범죄로부터는 보호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팩시가 현재의 청문회에서 증언할 경우 새로운 법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것이 그의 법률 대리인들이 증언거부권 행사를 권고한 주된 이유가 되었다. 이번 청문회는 팬데믹 대응 정책을 둘러싼 미국 내 정치적 분열과 과학적 불확실성을 놓고 벌어지는 지속적인 갈등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공중보건 정책과 과학 연구의 투명성 문제가 여전히 미국 정치의 중요한 쟁점으로 남아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