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AMD와 손잡고 엔비디아 의존도 탈출...개방형 AI 인프라 구축 본격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AMD와 AI반도체 생태계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엔비디아에 80% 의존하던 AI 가속기 시장에서 벗어나 CPU·GPU·NPU를 결합한 개방형 이기종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고 국산 AI반도체의 글로벌 공급망 진입을 추진한다.

정부가 인공지능(AI) 컴퓨팅 인프라의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 AMD와 전략적 협력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리사 수 AMD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AI반도체 생태계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이번 협약은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신경망처리장치(NPU)를 결합한 개방형 이기종 컴퓨팅으로 AI 인프라의 편중된 구조를 완화하고, 국산 AI반도체를 글로벌 공급망에 편입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담고 있다.
현재 글로벌 AI 가속기 시장은 엔비디아가 절대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엔비디아는 전 세계 AI 가속기 시장의 약 80%를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며, AI 서비스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이러한 시장 집중도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국가 AI 인프라마저 특정 기업의 GPU에 의존하는 구조가 굳어지면서 기술 자립도 확보와 공급망 안정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었다. 정부가 AMD와의 협력을 추진하게 된 배경도 이러한 시장 현실에 대한 대응으로 볼 수 있다.
AMD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ROCm과 개방형 표준을 기반으로 AI 컴퓨팅 생태계 확대를 추진 중인 기업이다. 특히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함께 개방형 초고속 AI 반도체 연결 표준인 UALink의 창립 멤버로 참여하고 있어, 엔비디아 중심의 폐쇄형 생태계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협력은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이 생성형 AI와 에이전틱 AI 확산에 따른 추론 수요 증가로 단일 GPU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연산장치를 서비스 특성과 비용 효율에 맞게 결합하는 이기종 컴퓨팅 아키텍처로 전환되고 있다는 시장 변화를 반영한 것이다.
양측이 추진하기로 한 구체적인 협력 내용은 다층적이다. 먼저 AMD의 CPU·GPU와 국산 NPU를 연계한 이기종 AI 컴퓨팅 인프라 구축 및 실증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AI 서비스별 특성에 맞춰 다양한 연산자원을 효율적으로 조합·활용하는 통합 컴퓨팅 환경을 구현하고, AI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메모리, DPU, CXL, 네트워크, 서버, 오케스트레이션 소프트웨어 등 국내 관련 기업들이 함께 참여하는 개방형 AI 컴퓨팅 생태계를 조성할 예정이다. 또한 국가과학AI연구센터(NAIS)를 중심으로 'AI 포 사이언스' 연구 협력을 추진하며, AMD는 CPU·GPU 등 고성능 컴퓨팅 자원과 AI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을 제공할 계획이다.
AMD는 국내에 인공지능 우수 연구센터(AI Center of Excellence)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 센터는 AMD의 AI 컴퓨팅 자원과 소프트웨어 역량을 기반으로 국내 기업·대학·연구기관의 기술 협력, AI 반도체 소프트웨어 개발, 컴퓨팅 기술 검증 및 공동연구를 지원하는 협력 거점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AMD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국내 산·학·연 역량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개방형 AI 생태계 기반의 다양한 협력 기회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AI 분야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해 AMD는 국내 주요 대학과 대학원에 AI 컴퓨팅 플랫폼 기반의 교육·연구 프로그램과 컴퓨팅 자원을 지원하고, 국내 학생과 교수, 연구자들이 최신 AI 기술과 글로벌 개발 환경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글로벌 AI 경쟁은 CPU·GPU·NPU 등 다양한 연산자원을 결합하는 이기종 컴퓨팅과 개방형 생태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자립적이면서도 개방적인 AI 컴퓨팅 인프라 기반 확보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리사 수 AMD 회장도 "한국은 반도체와 AI, 첨단 연구, 피지컬 AI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AMD의 핵심 전략 시장"이라며 "AMD는 과기정통부와 협력해 고성능 컴퓨팅 기술과 개방형 소프트웨어 역량, 글로벌 생태계 파트너십을 결합함으로써 대한민국이 개방형·이기종 AI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양 기관은 공동 협의체를 구성하고 분기별 실무회의를 통해 세부 협력 과제와 추진 방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