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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건설 속도 따라갈 수 없다…메가프로젝트 속 환경 논쟁 심화

더불어민주당 박지혜 의원은 정부의 메가프로젝트 추진과 관련해 신규 원전 건설이 프로젝트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며 신중한 접근을 촉구했다. 메가프로젝트는 탄소중립이라는 가드레일 안에서 추진되어야 하며, 환경영향평가 절차 단축도 환경 훼손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반도체 산업단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둘러싸고 환경과 탄소중립 사이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기후·에너지 전문가인 박지혜 의원은 정부의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검토에 대해 "원전은 메가프로젝트가 요구하는 속도를 따라갈 수 없는 에너지원"이라며 신중한 접근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2024년 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가장 먼저 영입한 '인재 1호'로,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와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에너지 정책 전반을 다루고 있다.

박 의원이 지적한 핵심은 신규 원전 건설의 현실성 문제다. 신규 원자력발전소는 아무리 빨라도 15년 이상 소요되는데, 메가프로젝트는 이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소형모듈원자로(SMR)도 아직 실증이 부족한 상태여서 즉각적인 전력 공급 방안으로는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대신 박 의원은 기존 원전의 활용을 늘리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이 필요한 경우 수소 혼소·전소 전환 같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는 정부의 2040년 탈석탄 목표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전력 수급의 현실성을 고려한 입장이다.

메가프로젝트를 둘러싼 당·정 간 협의 부족도 문제로 지적됐다. 박 의원은 "사전에 많은 논의가 있었던 건 아니며, 정부가 민간 기업과의 협력 프로젝트여서 기밀성을 갖고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정 간 긴밀한 협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메가프로젝트는 수도권 과밀 완화와 국토 균형 발전이라는 환경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환경 부담이 파괴적 수준에 이르러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국회와 정부의 역할은 이 프로젝트가 탄소중립이라는 '가드레일' 안에서 추진되도록 감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수 공급과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둘러싼 우려도 제기됐다. 박 의원은 "극단적인 가뭄과 폭우가 반복되면서 강수 패턴이 달라졌는데, 이런 극단적인 기후 상황에서 정부 계획대로 공급이 이뤄질지 우려된다"며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또한 대통령의 환경영향평가 절차 단축 발언과 관련해 "현행법 안에서 불필요하거나 중복되는 절차를 줄이자는 취지로 이해한다"면서도 "환경영향평가의 취지를 훼손하면서까지 특정 프로젝트를 밀어줄 수는 없다"고 명확히 했다. 국회와 시민사회는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이뤄지지 않도록 감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정부와 민주당의 원전에 대한 시각 변화도 눈에 띈다. 박 의원은 "친원전은 아니지만 기존 원전을 더 활용해야 한다는 데에는 당내 공감대가 있다"며 "소형모듈원자로를 현실적 대안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이는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기존 원전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취지"일 뿐, 원전을 중심으로 에너지 시스템을 운영하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체코 원전 수출 같은 사회적 경험이 원전에 대한 수용성을 높였다고 분석하면서도, 신규 원전과 SMR은 여전히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박 의원은 또한 환경 정책의 전반적인 부진을 지적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이후 전력·산업 부문에 밀려 물·환경·생태·자원순환 같은 전통적인 환경 분야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으며, 4대강 재자연화나 탈플라스틱 같은 국정과제의 이행 속도도 더디다고 평가했다. 특히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이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내 탄광이 문을 닫는 상황에서 연탄 가구들의 난방 문제, 저소득층뿐 아니라 주거 형태나 지역 여건 때문에 구조적으로 취약한 계층들에 대한 더욱 섬세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