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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백악관 기자단 만찬서 언론 '가짜뉴스' 집중 공격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기자단 만찬에서 처음 연설하며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을 '가짜뉴스'라고 공격했다. 정치적 경쟁자들도 거칠게 조롱하며 네 번째 대선 도전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출입기자협회(WHCA) 연례 만찬에 참석해 언론을 향한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재임 중 처음으로 이 행사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보도를 한 언론사와 기자들을 직접 지목하며 거칠게 공격했다. 언론 자유를 기념하는 자리였지만 연설 상당 부분은 조롱과 불만으로 채워져 행사의 원래 취지와 대비를 이루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쇼는 계속돼야 한다"며 연설을 시작한 뒤 초반에는 온건한 톤을 유지했다. 그는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 모두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대부분을 존중한다"고 말하며 자신에게 비판적인 보도로 상을 받은 기자들과 웃으며 악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분위기는 급속도로 변했다. 그는 전 CNN 앵커 돈 레몬을 "TV에서 지능지수가 가장 낮은 사람"이라고 조롱했고, 뉴욕타임스(NYT)를 "망해가는 신문"이라고 지칭했다. CNN 백악관 출입기자 케이틀린 콜린스에게는 "가짜뉴스로 상을 받았다"며 면박을 주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기자들뿐 아니라 정치적 경쟁자들도 거침없이 공격했다.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 주지사와 제리 내들러 민주당 하원의원의 체중을 소재로 농담했으며, 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외모도 비하했다. 민주당 소속 애덤 시프 상원의원을 향해서는 "싫어한다"고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만찬 특유의 풍자 형식을 빌렸지만 청중의 반응은 여러 차례 싸늘했으며, 행사의 전통적인 유머 문화와는 거리가 있는 모습을 보였다.

연설의 말미에 트럼프 대통령은 붉은색 '트럼프 2028' 모자를 꺼내 쓰고 "나는 세 번 이겼고 다시 할 것"이라며 네 번째 대선 도전을 농담조로 시사했다. 이는 자신이 공식적으로 패배한 2020년 대선에서도 승리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헌법상 금지된 3선 가능성을 다시 암시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만찬이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 언론 사이의 긴장된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번 행사는 보안상 여러 변화를 겪었다. 지난 4월 25일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열렸던 행사는 행사장 밖 보안검색대를 돌파하려던 무장 괴한의 총격으로 중단된 뒤 약 3개월 만에 다시 마련됐다. 행사장은 더 작은 곳으로 옮겨졌고 경비도 대폭 강화됐다. WHCA 회장인 CBS방송의 웨이자 장은 "언론과 대통령의 관계가 아무리 복잡하고 긴장돼도 양측에는 미국 국민에게 봉사해야 한다는 공통된 의무가 있다"고 강조하며 양측의 화해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연설은 미국 언론과 행정부 사이의 갈등이 여전히 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여실히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