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보완수사권 폐지 논란 속 정성호 법무장관 사의 표명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 방침을 정한 민주당 지도부에 반발하며 사의를 표명했으나, 이재명 대통령이 중대범죄수사청 정착 때까지 장관직 유지를 요청하며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은 그간 보완수사권 폐지 시 전건 송치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최근 이재명 대통령에게 장관직 사퇴 의사를 전달했으나 대통령이 이를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정 장관은 직접 이 대통령을 만나 장관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이후 국회의원으로서 형사소송법 개정안 논의에 참여하겠다는 의향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 대통령은 중대범죄수사청 등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때까지 법무부 장관직을 계속 맡아달라고 요청하며 정 장관을 붙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의 사의 표명 시점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주요 정책 결정과 맞물려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22일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기로 방침을 정했으며, 이틀 뒤인 24일에는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검사의 직접수사를 금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정 장관의 사의 표명이 이러한 당 지도부의 결정 직후에 나온 것으로 보아,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를 두고 정부와 여당 사이에 입장 차이가 있었음을 시사한다.
정 장관은 그동안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왔다. 지난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 장관은 직접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려면 경찰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검찰에 넘기는 '전건 송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논리는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까지 포함해 검찰이 전체 사건을 살펴볼 수 있어야만 경찰권 남용을 견제하고 범죄 피해자를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한 정 장관은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폐지할 경우 사건 처리 지연과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 약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정 장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 원칙을 재확인했다. 대신 여당은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권의 실효성을 강화하고, 성범죄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특정 범죄의 경우 경찰이 불기소 의견을 내더라도 검찰에 의무적으로 송치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는 완전한 직접수사 폐지는 아니지만, 정 장관이 주장한 '전건 송치' 제도와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당 지도부의 결정이 정 장관의 사의 표명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지난해 7월 이재명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했다. 5선 현역 국회의원인 그는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이며, 친명계 좌장으로 불려왔다. 이러한 깊은 신뢰 관계에도 불구하고 형사사법 개혁 방향을 두고 정부와 여당 지도부 사이에 의견 차이가 발생했다는 것은 현 정부의 사법 정책이 얼마나 복잡하고 민감한 사안인지를 보여준다. 정 장관의 사의 표명과 이 대통령의 만류는 향후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에 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