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격 통제' 아닌 '정상화' 추진…보유세 차등화·3기 신도시 박차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열고 '가격 통제'가 아닌 '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보유세를 차등화하고 3기 신도시 건설을 가속화하며 전세대출을 규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주재하고 정부의 부동산 종합대책의 윤곽을 공개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 국민 등 140여명이 참석해 한국 사회의 가장 뜨거운 이슈인 부동산 정책에 대해 심층적으로 논의했다. 정부가 제시한 부동산 정책의 기본 철학은 '가격 통제'가 아닌 '정상화'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는 시장 질서를 존중하면서도 비정상적인 수급 변화로 인한 가격 왜곡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정부가 강조한 '정상화'의 의미는 구체적이다. 이 대통령은 "시장 질서를 완전히 무시하고 억지로 수요 공급을 조절하거나 가격 통제로 가격을 낮추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명확히 했다. 예를 들어 한강뷰 아파트처럼 실제 가치가 높은 주택을 비싼 가격에 거래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투기와 불안 심리로 인해 특정 지역에 수요가 폭증하고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뛰는 현상은 억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주택 시장의 기본적인 수급 원리를 인정하면서도 과도한 투기 수요를 차단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을 드러낸다.
정부가 제시한 세제 개편안의 핵심은 '보유세의 차등화'다. 현행 보유세 제도는 주택 수를 중심으로 세금을 매기고 있는데, 이를 개선해 투자·투기 목적의 1주택이나 초고가 주택에 대해 세 부담을 높이기로 했다. 이러한 정책은 실거주 1주택자를 보호하면서 투기 수요를 억제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 이 대통령은 '똘똘한 한 채'가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주용이냐 투자·투기용이냐를 구분하지 않으니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며 "효율적으로 투기할 기회를 만든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불가피한 사정으로 일시적으로 집을 비우는 경우는 투기용이 아닌 거주용으로 보겠다는 입장을 제시해 실거주자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배려를 보였다.
보유세 인상 규모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았지만, 정부는 인상을 확실히 추진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건 언젠가 문제가 터지고 대한민국에 엄청난 충격을 줄 것"이라며 "정치적 손해를 보더라도 대비는 해야 된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또한 양도세 감면을 1가구 1주택자에 한해 생애 1회로 제한하는 방안에도 긍정적으로 답했다. 공급 확대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건설 기간을 현재의 60개월에서 절반 수준으로 단축하기 위한 내부 검토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중산층의 주거 사다리를 위해 고품질 공공임대주택 비중을 늘리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전세대출 정책에서도 정부의 입장이 명확했다. 온라인 여론조사에서는 전세대출 공급 확대 의견이 더 많았지만, 이 대통령은 "전세대출을 거의 무제한으로 해준 것이 아파트 가격의 비정상적 폭등의 원인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대신 청년·신혼·생애최초 전세대출과 서민 전세대출은 선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또한 혼인신고 시 대출과 청약에서 불리해지는 이른바 '결혼 페널티'를 조정하기 위해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정부는 이달 말부터 세법 개정안을 시작으로 부동산 종합대책을 차례로 내놓을 예정이다.
부동산 정책은 한국 정치의 오래되고 가장 어려운 숙제다. 이 대통령은 토론회에서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같은 상황이 우리나라에도 올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했다. 정부가 제시한 부동산 정책의 방향에 대해 전문가들은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과 보유 부담은 덜어주고 초고가나 투기성 주택 소유에는 부담을 강화하는 방향에 대체적인 공감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실수요자를 옥죄지 않으면서도 투기를 억제하는 맞춤형 세제와 금융 체계를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토론회에서 나온 국민의 목소리와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 현명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향후 부동산 시장 안정화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