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나경원 '진보당-민주당 뒷거래' 주장 무혐의 처분
경찰이 진보당의 명예훼손 고소에 대해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을 무혐의 처분했다. 경찰은 나 의원의 '진보당-민주당 뒷거래' 주장이 정치인으로서의 의견 표현이자 국민의 알 권리와 연관이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가 진보당의 명예훼손 고소에 대해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을 무혐의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지난 3일 진보당이 제기한 고소 사건을 불송치 결정하며, 나 의원의 발언이 정치인으로서의 의견 표현이자 국민의 알 권리와 연관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결정은 정치적 발언의 범위를 둘러싼 명예훼손 논란이 법 집행 기관의 판단을 통해 일단락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해 12월 나경원 의원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이다. 나 의원은 진보당과 더불어민주당 등 일부 범여권 의원들이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발의한 점을 지적하면서 "민주당-진보당의 연합공천 뒷거래 결과"라고 주장했다. 또한 민주당이 2019년 도입된 연동형 비례제로 진보당을 원내 정당으로 만든 후 2024년 총선에서는 진보당에 비례대표 3석을 약속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발언들은 야당과 진보진영 사이의 정치적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으로, 정치 진영 간 갈등의 중심에 있던 주장이었다.
경찰은 불송치 결정문에서 나 의원의 게시글을 정치인으로서의 의견 표현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피의자의 게시글은 정치인으로서의 의견을 표현한 것으로 국민의 알 권리 실현과도 연관성이 있다"고 명시했으며, "게시글이 작성된 경위와 그 내용 등을 종합해보면 피의자가 진보당을 비방할 목적으로 게시글을 작성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는 정치적 비판과 명예훼손의 경계를 어디에 그을 것인가에 대한 법 집행 기관의 해석을 드러내는 것이다. 경찰의 판단은 정치인의 발언이 공적 이익과 관련이 있을 때 그에 대한 법적 책임을 제한적으로 본다는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
진보당은 고소장을 통해 나 의원의 발언을 강하게 반박했다. 진보당은 "자당을 종북정당으로 몰아 이득을 보려는 의도적 행위"라고 주장하며, 당시 당선이 "독재 정권 퇴진을 위해 정당들이 힘을 합쳐서 국민의힘을 심판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이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보당은 2024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연합에 합류해 비례대표 2석을 확보했고, 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를 통해 울산 북구에서 추가로 1석을 획득했다. 이러한 선거 결과에 대해 진보당은 정당 간 전략적 연대의 결과로 보고 있으며, 이를 뒷거래로 표현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이번 경찰의 무혐의 결정은 정치적 발언의 자유와 명예훼손 사이의 긴장 관계를 드러낸다. 정치인들의 상호 비판과 공격은 민주주의 정치 과정의 일부이지만, 그것이 사실에 기반하지 않거나 과도한 경우 명예훼손으로 문제될 수 있다. 경찰의 판단은 나 의원의 발언이 정치적 의견의 범주에 속한다고 본 것이지만, 이것이 발언의 내용이 사실인지 거짓인지에 대한 판단과는 별개의 문제다. 향후 진보당이 불복하거나 추가적인 법적 절차를 진행할 경우, 법원에서는 정치적 발언의 자유와 개인 및 단체의 명예 보호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지가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한국 정치에서 정당 간 연대와 공천 과정의 투명성을 둘러싼 논쟁이 얼마나 첨예한지를 보여준다. 야당 내에서도 진보진영과 중도진영의 관계는 전략적 이익에 따라 변동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러한 정치적 거래가 얼마나 공개적이고 정당한지에 대한 평가는 정치 진영마다 다르다. 경찰의 무혐의 결정은 법적으로는 나 의원의 발언이 명예훼손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지만, 정치적으로는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다. 앞으로 정치인들의 발언과 행동에 대한 사실 검증과 정치적 책임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계속해서 논의되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