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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변동성 심화에 개인투자자 미국 주식으로 대거 이탈

코스피의 극심한 변동성으로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으로 대거 이탈하고 있다. 이달 1~17일 미국 주식 순매수액이 지난달의 3배를 넘는 19억달러에 달했으며, 미국 지수 추종 ETF도 개인 순매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코스피 변동성 심화에 개인투자자 미국 주식으로 대거 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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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극한의 변동성 장세에 빠지면서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미국 증시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 통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7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은 19억4771만 달러(약 2조8796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순매수액인 6억3295만 달러(약 9358억원)보다 3배를 넘는 급증이다.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의 높은 변동성을 피하고 분산투자가 가능한 미국 시장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코스피는 최근 극심한 변동성을 경험하고 있다. 1만 포인트를 바라보던 코스피가 6500선까지 급락했으며, 이달 들어 13거래일 동안 사이드카가 총 9회(매도 6회, 매수 3회) 발동했다. 코스닥도 사이드카가 총 7회(매도 5회, 매수 2회) 발동할 정도로 변동성이 매우 높은 상태다. 이러한 급락의 주요 원인은 반도체 업계의 피크아웃 우려와 중동 지역의 호르무즈 리스크 때문이다. 6월 중순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고점 대비 30% 이상 급락하자 공포에 빠진 투자자들이 다시 미국 주식 매수에 나선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이 50%를 웃도는 초집중 구조여서 두 종목의 충격이 시장 전체의 변동성 확대로 직결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증시 선호 현상은 구체적인 투자 상품 선택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ETF CHECK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TIGER 미국S&P500' ETF와 'KODEX 미국나스닥100' ETF에 각각 1611억원과 986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두 상품은 전체 ETF 중 개인 순매수 1위와 3위에 올랐다. 뒤를 이어 'KODEX 미국S&P500'과 'TIGER 미국나스닥100'도 각각 810억원과 702억원씩 매수되며 4위와 6위를 기록했다. 미국의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ETF들이 개인투자자들의 주요 투자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환율 변동도 이러한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일 1560원까지 치솟은 뒤 하락세로 전환해 현재 1470원대까지 내려왔다. KB증권 오재영 연구원은 "SK하이닉스 ADR 상장으로 조달된 약 265억달러의 상당 부분이 수개월에 걸쳐 원화로 환전될 것이란 기대가 형성되면서 기업과 투자자들의 선제적 달러 매수 수요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민경원 이코노미스트는 "수입업체는 1500원대 고환율에서도 환율이 하락하면 산다는 전략으로 대응했던 만큼, 현재 수준에서 더 적극적으로 달러를 매집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다시 미국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기 시작한 거주자 해외주식 투자도 달러 실수요를 유발해 하방을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는 국내 증시의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6~7배까지 낮아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며, 반도체를 제외한 코스피 업종들의 PER도 8.6배로 과거 저점 수준까지 내려왔다. 삼성증권 신승진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는 한 달간 고점 대비 약 25% 급락했으며, 메타의 클라우드 사업 진출 발표와 애플의 중국 반도체 구매 의사 타진, 중국 CXMT의 기업공개 흥행, 키미 인공지능 모델 등장 등 여러 뉴스가 동시에 투자심리를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NH투자증권 나정환 연구원은 "변동성이 커질수록 투자자는 단기 대응에 내몰리고 고점 우려에 흔들리지만, 주가는 결국 펀더멘털을 따라간다"며 "고점 신호가 나타나고 있으나 강세장을 끝내는 조건인 이익 모멘텀 둔화와 유동성 긴축은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중동발 리스크와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심리 위축이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 약세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