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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화재 1주일 전부터 탄내 발생…'전조' 무시한 안전 관리 논란

인천 쿠팡32물류센터 화재가 발생하기 일주일 전부터 탄내가 났다는 직원 증언이 나오면서 사전 안전 점검 허점이 드러났다. 강화된 화재안전 기준이 적용되지 않은 2020년 건축 허가 건물이었으며, 정부는 물류센터 화재 안전 기준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 화재가 발생하기 일주일 전부터 건물 내에서 탄내가 났다는 직원 증언이 잇따르면서, 사전 안전 점검의 허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소방당국이 18일 발생한 이 화재를 진화하는 데 61시간이 걸렸지만, 아직도 완전한 진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화재 전조를 간과한 관리 체계가 비판받고 있다. 화재로 인한 주민 피해도 심각해 대피 주민들은 집으로의 복귀를 걱정하고 있으며, 정부는 물류센터의 화재 안전 기준 강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화재 현장에서 일하던 직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화재 발생 일주일 전인 11일 새벽 근무 중 건물 내에서 타는 냄새가 났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 5회 단기로 근무 중이던 김모 씨(33)는 당시 상황을 "탄내가 났고, 전기 합선 문제로 탄내가 나는 것 같지만 화재가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안내 방송이 나왔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직원(55)도 "한 달 전쯤에도 6층의 탄내가 1층까지 내려와 관리자들이 출동한 적이 있었다"며 반복된 이상 신호가 있었음을 언급했다. 이는 화재가 우연이 아닌 예견 가능한 사건이었을 수 있음을 시사하며, 사전 안전 점검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

불이 처음 시작된 6층의 구조적 문제도 화재 확산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현장 직원들은 "6층은 좁은 선반에 물건이 가득 찬 데다 환기도 제대로 되지 않아 먼지가 늘 쌓여 있었다"며 "스파크가 튀면 불이 커지기 쉬운 구조였다"고 지적했다. 물류센터의 특성상 높은 적재율과 불충분한 환기는 화재 발생 시 급속한 확산을 초래하는 주요 요인이 된다. 소방당국이 큰 불길을 잡는 데 61시간이 소요된 것도 이러한 구조적 문제와 무관하지 않으며, 2021년 경기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 때도 비슷한 기간이 걸렸던 만큼 물류센터 화재의 특수성을 보여준다.

이 물류센터에 적용되지 않은 강화된 화재안전 기준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창고시설에 대한 화재 안전기준은 2020년 경기 용인시 SLC 물류센터 화재 사고 이후 2024년 강화되었지만, 쿠팡32물류센터는 2020년 건축 허가를 받아 새 기준이 적용되지 않았다. 새 기준에 따르면 스프링클러는 3미터 높이마다 설치해야 하지만 이전 기준은 4~6미터 간격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전국 5949개 물류센터 중 4325개가 새 기준 시행 전인 2023년에 등록되어, 대다수의 물류센터가 강화된 안전 기준의 사각지대에 있는 상황이다.

화재로 인한 주민 피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신현초등학교 대피소에서 만난 박성용 씨(51)는 "화재 이후 세 자녀가 소화제나 두통약을 계속 먹어야 할 정도로 몸이 나빠져 출근도 못 한 채 돌보고 있다"며 "집은 이미 새까만 분진으로 뒤덮인 상태라 돌아간 뒤에도 걱정"이라고 했다. 소방당국이 20일 오후 8시 큰 불길을 잡았고 오후 11시 주민 대피령을 해제했지만, 주민들의 실질적인 피해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5층에 있는 수백 대의 리튬 배터리 탑재 로봇이 화재 위험 요소로 남아있어, 소방당국은 국가소방동원령과 대응 2단계를 유지한 채 잔불 진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화재를 계기로 물류센터의 안전 관리 체계를 전면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행정안전부, 소방청 등과 함께 '물류 시설 화재 안전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전국 물류 시설의 안전 관리 체계를 다시 점검할 계획이다. 국립경국대 소방방재학과 정태헌 교수는 "세제 혜택 등을 통해 화재 피해가 커질 수 있는 물류센터 등에는 단계적으로 강화된 기준을 소급 적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강화된 안전 기준의 소급 적용, 주기적인 안전 점검 강화, 물류센터 구조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