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물류센터 화재, 방화셔터·스프링클러 정상 작동 확인...온라인 루머와 현실의 간극
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를 둘러싼 온라인 루머와 달리 소방당국은 방화셔터와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했음을 확인했다. 물류센터의 표준 구조인 메자닌 설비의 안전성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으며, 최종 원인 규명은 합동조사를 통해 이루어질 예정이다.
인천 서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 화재를 둘러싸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된 각종 루머들이 소방당국의 현장 조사 결과와 배치되면서 정보 검증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소방당국은 20일 현장 브리핑을 통해 화재 당시 방화셔터와 스프링클러 설비가 실제로 작동했음을 공식 확인했다. 다만 이들 설비가 화재 초기에 적정한 시점에 작동했는지, 그리고 화재 확산을 충분히 억제했는지 여부는 화재 진압 완료 후 실시될 합동감식을 통해 규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허석경 인천서부소방서장은 "국가 소방동원령 2단계를 유지하며 국가 차원의 총력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며 "건물 규모가 워낙 크고 내부에 가연물이 많아 완전 진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화재 직후 온라인과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들이 빠르게 확산됐다. "방화셔터가 내려오지 않았다",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평소 전선이 타는 냄새가 났다", "지난 4월 누전 사고가 있었다" 등의 주장이 잇따라 제기된 것이다. 특히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화재 초기 진압 설비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불길이 빠르게 확산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왔다. 이러한 루머들은 기업의 안전관리 부실에 대한 의심을 증폭시키며 사회적 불안감을 야기했다. 그러나 현장 직원들은 이 같은 주장 가운데 상당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하고 있다.
물류센터 관계자들의 반박에 따르면, 지난 4월 발생했다고 알려진 누전 사고는 실제로는 차단기 이상으로 인한 일시적 정전이었으며 곧바로 복구됐다는 것이다. 한 현장 직원은 "누전 사고는 없었으며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온라인에서 계속 확대·재생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방당국도 화재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추정은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스프링클러는 방수량과 수압, 적재 환경 등 여러 조건에 따라 진압 효과가 달라질 수 있으며, 방화셔터 역시 일정 시간 화염을 견디도록 설계됐지만 섭씨 1000도가 넘는 초고온이 지속되면 화염이 통과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화재를 계기로 물류센터의 구조 전반에 대한 안전성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여러 이커머스 업체와 택배사가 활용하는 '메자닌(Mezzanine)' 구조가 관심을 받고 있다. 메자닌은 건물 층고를 활용해 중간 작업층을 설치하는 구조로, 별도의 건물 증축 없이 적재 공간과 작업 공간을 늘릴 수 있어 국내외 물류센터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인더스트리 리서치의 2024년 기준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메자닌 물류시설은 약 42만개, 총 19억㎡ 규모에 달한다. 미국에만 약 18만개 물류센터가 메자닌 구조를 도입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국내에서도 대형 이커머스와 택배사는 물론 일반 물류창고까지 폭넓게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업계는 메자닌 구조 자체를 이번 화재 원인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토 면적이 좁고 물류 수요가 많은 국내에서는 메자닌 구조가 사실상 표준처럼 사용되고 있어 특정 기업만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며 "그러나 이번 사고를 계기로 물류센터 안전기준과 화재 대응체계를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도 이날 물류업계 관계자들과 회의를 열고 메자닌 구조를 포함한 물류센터 안전관리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현재 모든 소방력을 동원해 화재 발생 지점 아래층인 건물 5층으로의 연소 확대를 차단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 스프링클러 및 방화셔터의 작동 시점과 적정성 등은 소방청과 국립소방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이 참여하는 합동조사를 통해 최종 규명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