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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 감시 민간조사관 100명, 실질적 권한 없으면 '상징'에 불과

정부의 경찰 수사 개혁안 중 핵심인 민간 조사관 100명 규모의 감찰 조사기구가 실질적 권한 없이는 형식적 기구에 불과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도 순환인사제 확대에 강하게 반발하며 현실성 부족을 지적하고 있다.

정부가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내놓은 경찰 수사 쇄신안이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경찰을 외부에서 통제하겠다는 핵심 방안인 민간 조사관 100명 규모의 감찰 조사기구가 실질적 권한 없이는 형식적 기구에 그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도 지역 유착을 차단한다는 순환인사제 확대에 대해 현실을 외면한 탁상행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정부 개혁안의 실행 과정에서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16일 발표한 '경찰 수사 내부비리 근절 및 민주적 통제 강화 방안'에서 국가경찰위원회 산하에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 기구는 민간 출신 조사관 등 약 100명 규모로 구성되며, 부실·불공정 수사 등을 조사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조사 방식으로는 자료 제출 요구, 사실 조회, 현장 방문 등을 활용하고, 조사 결과는 국가경찰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되는 구조다. 정부는 이를 통해 경찰 수사의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기구가 실제로 경찰을 통제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경찰개혁위원을 지낸 양홍석 변호사는 "경찰을 외부에서 실질적으로 통제하려면 감찰권과 인사권이 중요한데, 경찰 조직을 상대로 하기에 100명은 너무 적은 규모"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감찰과 인사에 대한 독립적 권한이 명확하게 마련되지 않으면 상징에 불과한 조사기구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국가경찰위원회 자체가 경찰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왔다는 점에서, 그 산하 조사기구가 독립적인 권한을 갖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사실 유사한 개혁안은 이미 과거에도 제시된 바 있다. 2017년 당시 경찰개혁위원회는 위법·부당한 경찰 업무를 통제하고 국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경찰 인권·감찰위원회' 같은 독립기구 설치를 권고했다. 당시 방안은 총리실 소속으로 차관급 위원장을 두고 최소 100여명 수준의 인력을 배치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9년간 이 권고는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으며, 국가경찰위의 법적 지위를 강화하고 독립된 사무기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계속 제자리걸음을 해왔다. 정부는 이번 조사기구 신설을 계기로 국가경찰위를 행정위원회로 전환하고 권한을 확대할 방침이지만, 과거의 교훈을 제대로 반영했는지는 불명확한 상태다.

경찰 내부에서도 개혁안의 다른 핵심인 순환인사제 확대에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 현재는 경찰서장 보직을 담당하는 총경급 경찰관 이상에 주로 적용되는 순환보직 규정을 다른 직급까지 확대하겠다는 정부 방안에 대해,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연고지 유착을 이유로 전국적 순환인사를 확대하겠다는 방안은 현장의 현실을 외면한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협의회는 또한 "부패는 인사제도 하나만으로 해결되지 않으며, 오히려 지역 치안 전문성을 약화하고 경찰관과 가족의 삶을 크게 흔들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는 정부의 개혁안이 현장의 실무적 어려움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경찰 개혁이 실질적 효과를 거두려면 조사기구의 독립성 강화, 명확한 권한 규정, 그리고 현장 의견의 충분한 수렴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장윤기 사건이 드러낸 경찰 수사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형식적인 기구 신설이 아닌 실질적 통제 체계의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정부가 앞으로 어떻게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고 실효성 있는 개혁안을 마련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