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 기탁금 4배 인상 논란…청년 후보 반발에 당 선관위 '재검토'
민주당이 전당대회 청년 후보의 예비경선 기탁금을 4배 인상한 것을 놓고 당내 비판이 거세지자,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 문제를 지적했다. 당 선관위는 21일 회의를 열어 기탁금 문제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8월 1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청년 후보들에게 부과하는 예비경선 기탁금을 지난해 대비 4배 인상한 것을 놓고 당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SNS를 통해 문제를 지적하고 당권 주자들도 비판에 나서면서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가 기탁금 재논의를 약속했다. 청년 정치인들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민주당의 세대 포용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민주당 선관위는 지난 14일 최고위원 예비경선 출마에 필요한 기탁금을 2000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지난해 500만원에서 4배 인상된 수치다. 당 선관위는 당원 수 증가로 투표 안내 문자 비용 등이 늘어난 점을 기탁금 인상의 이유로 설명했다. 39세 이하 원외 청년 후보에게는 50% 감면을 적용해 1000만원 수준의 부담을 주기로 했지만, 여전히 과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대표 출마 기탁금은 1억원으로 책정돼 청년 후보들의 경제적 부담이 상당한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엑스(구 트위터)를 통해 "청년 문제는 우리 사회 최대의 사회문제"라며 직접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청년 기탁금 문제는 청년들이 민주당과 정부를 포함한 집권 세력의 청년 인식에 대해 근본적 의문을 가지게 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통령은 "가능하다면 기탁금을 종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을 고려해보면 어떨까 한다"고 제안했다. 당대표 후보인 김민석 의원도 같은 날 "우리는 공영제를 지향하는 세계 최고 대중정당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며 당의 실질적 조치를 촉구했고, 송영길 의원도 "민주당에 필요한 건 더 높은 기탁금이 아니라 더 넓은 기회"라고 지적했다.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청년 후보들의 반발도 거세다. 김형남 전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지난 금요일 후보자 설명회에 가서야 본경선 기탁금 액수를 처음 들었다"며 당의 일방적 결정을 비판했다. 그는 "당원이 지금보다 늘어나면 최고위원 후보에게 기탁금 1~2억원도 받을 것이냐"고 우려했고, "기탁금 제도는 선거 비용을 후보들이 나누어 부담하는 개념인데 잘못 운영되고 있다"며 "공직선거처럼 정액제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민철 최고위원 후보는 기성 정치인들이 수억 원대 후원금을 과시하는 반면 원외 청년 후보는 선거 후원회조차 열기 어려운 현실을 지적하며 "민주당이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정의와 희망의 정당임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선관위는 21일 전체회의를 열어 기탁금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당 선관위 관계자는 "39세 이하 원외 청년 인사들을 대상으로 당이 기탁금을 보전해주는 방식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16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관련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 최고위원은 "50% 경감해도 선거공영제 개념으로 가려면 기탁금을 더 내려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도 기탁금 인하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광범위한 비판 속에서 민주당이 청년 정치인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