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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영, 경찰 통화내역 공개 소송 항소심도 각하

국가혁명당 허경영 명예대표가 신도 추행 혐의 수사 과정에서 경찰관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공개를 요구한 행정소송이 항소심에서도 각하됐다. 법원은 허 대표가 경찰이 해당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국가혁명당 허경영 명예대표가 신도 추행 혐의 수사 과정에서 경찰관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공개를 요구한 행정소송이 항소심에서도 기각됐다. 서울고등법원 행정8-2부(김봉원·이영창·최봉희 고법판사)는 최근 허 대표가 경기북부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소송에서 1심에 이어 항소심도 각하 판결을 내렸다. 이는 허 대표의 법적 공격이 법원 절차에서 계속해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허 대표 측이 공개를 요구한 정보는 2024년 4월 자신의 준강제추행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들의 공용·개인 휴대전화 통화내역이었다. 구체적으로 사건 담당 수사관들이 고소인 측 변호사와 주고받은 통화 일시와 횟수, 문자 메시지 내역 등의 공개를 청구했다. 허 대표는 이 정보들이 자신의 수사 과정에서 공정하게 처리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허 대표는 종교시설 '하늘궁'에서 상담해주겠다며 여성 신도들의 신체를 접촉하는 등 추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경찰청은 정보공개 요청을 거부했다. 경찰 측은 해당 정보가 공개될 경우 수사의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고 수사관의 사생활도 침해될 수 있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이에 불만을 품은 허 대표는 경찰의 비공개 결정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가 주목됐다. 정보공개청구와 사생활 보호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는 행정법에서 중요한 쟁점이기 때문이다.

1심 법원은 허 대표의 청구를 각하했다. 서울행정법원은 경찰이 허 대표가 공개를 요구한 정보를 실제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며 정보공개 청구인이 공개를 구하는 정보를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고 있을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는 점을 입증할 책임이 있다고 명시했다. 1심은 허 대표가 이를 입증하지 못한 만큼 해당 정보의 공개 여부를 다툴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는 허 대표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의미였다.

항소심도 같은 이유로 허 대표의 항소를 기각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경찰이 해당 정보를 보유 및 관리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결국 법원은 허 대표가 정보공개를 요구하기 위한 기본적인 입증책임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본 것이다. 이 판결은 정보공개청구를 할 때 청구인이 공공기관이 해당 정보를 실제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먼저 증명해야 한다는 법리를 적용한 것으로, 정보공개 소송의 절차적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편 허 대표의 신도 추행 사건은 형사재판 단계에서 계속 진행 중이다. 경찰은 신도 추행 혐의로 허 대표를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보강수사를 거쳐 준강제추행·사기 등 혐의로 지난해 6월 허 대표를 구속기소했다. 이후 세 차례의 보석 청구를 통해 석방된 허 대표는 현재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의 형사재판 결과와는 별개로, 허 대표가 수사 과정의 공정성에 대해 제기한 의문은 법원에 의해 절차적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