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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리틀 아르헨티나'에 불타는 월드컵 열정, 스페인과의 결승전 앞두고

뉴욕 퀸스의 '리틀 아르헨티나'는 2026년 월드컵 결승전을 앞두고 백색과 하늘색으로 물들었다. 과거 이민 공동체의 중심지에서 현재는 계절적 재결집의 공간으로 변모한 이곳에서, 주민들은 메시와 마라도나의 유산을 통해 아르헨티나 정체성을 지켜내고 있다.

뉴욕 퀸스의 엘름허스트 지역은 '리틀 아르헨티나'라는 별명으로 불려왔다. 1970년대 아르헨티나의 '더티 워'(독재 시대 강압 통치) 시기 많은 아르헨티나 이민자들이 정착했던 곳이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이 지역의 풍경은 크게 변했다. 한때 아르헨티나 음식점과 빵집들이 즐비했던 거리는 이제 소수의 전통 가게들만 남아 과거의 영광을 간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드컵이 다가오면 이 거리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다. 백색과 하늘색으로 물든 거리는 아르헨티나 국기의 색으로 뒤덮이고, 주민들의 열정이 되살아난다.

리틀 아르헨티나의 중심지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크리스티안 히메네스(40)는 이 지역의 정체성을 지키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어렸을 때는 어디를 가나 아르헨티나 문화가 살아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것을 살려내려고 노력합니다"라고 그는 알 자지라에 말했다. 그의 빵집 벽에는 리오넬 메시와 디에고 마라도나의 거대한 벽화가 그려져 있다. 이 벽화는 단순한 장식을 넘어 아르헨티나 축구의 세대적 의미를 상징한다. 비록 아르헨티나 이민 공동체가 뉴욕 전역으로 흩어졌지만, 축구라는 공통의 열정이 그들을 연결시켜왔다. 월드컵은 4년마다 한 번씩만 열리지만, 메시와 마라도나의 벽화는 연중 내내 이 거리의 정신을 담아낸다.

74세의 베아트리스 하이메는 아르헨티나 축구의 영광을 직접 경험한 세대다. 그녀는 1978년 아르헨티나가 네덜란드를 격파한 경기를 매디슨 스퀘어 가든의 중계화면으로 보았고, 그 직후 리틀 아르헨티나로 돌아와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 거리를 목격했다. "사람들이 밤새 거리에 가득 차서 축하했어요"라고 그녀는 회상했다. 현재 롱아일랜드에 거주하는 하이메는 "뿌리는 여기에도 있고 아르헨티나에도 있다"며 "그것을 절대 잊을 수 없다.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는다"고 덧붙였다. 이런 감정은 단순한 향수를 넘어선다. 그것은 아르헨티나 축구가 뉴욕의 아르헨티나 공동체에 미친 깊은 영향력을 보여주는 증거다.

45세의 헨리 파차코도 퀸스 출신으로, 그에게 축구 팬덤은 가족 전체의 일이다. 그는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서 있고, 그의 어머니는 "손의 신(Hand of God)"이라는 문구가 적힌 파란색 셔츠를 입고 있다. 이는 마라도나가 1986년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손으로 골을 넣은 악명 높은 순간을 언급하는 것이다. 파차코는 리틀 아르헨티나를 "도시의 중심"이라고 표현했다. 경기가 있는 날이면 거리가 폐쇄되고, 음악이 울려 퍼지며, 실외 텔레비전이 설치되고, 거리 음식이 판매된다. 이 모든 것이 스타디움의 분위기를 만들어내지만, 입장료는 없다. "스타디움 경험을 무료로 얻을 수 있는 곳"이라는 뜻이다.

2026년 월드컵 결승전이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포드에서 스페인과 아르헨티나 사이에 펼쳐질 예정이다. 뉴욕에서 단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열리는 이 경기는 리틀 아르헨티나 주민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메시가 국가대표팀 최후의 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더욱 그렇다. 파차코는 "이것은 아르헨티나를 뉴욕으로 가져오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세계 어디든 아르헨티나인들이 모이면, 그 열정은 동등하다. 당신은 항상 환영받을 것이고 최고의 시간을 보낼 것이다." 이 말 속에는 단순한 스포츠 팬의 감정을 넘어, 이산 공동체가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표현하는 방식이 담겨 있다.

리틀 아르헨티나의 변화는 미국 내 이민 공동체의 진화를 보여주는 사례다. 과거 이 지역이 아르헨티나 이민자들의 밀집 거주지였다면, 오늘날에는 흩어진 공동체가 월드컵이라는 계절적 이벤트를 통해 재결집하는 공간으로 기능한다. 아스팔트에서 벤치까지, 상점 앞부터 소화전까지 모든 것이 백색과 하늘색으로 칠해진 거리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그것은 뉴욕에서 살아가는 아르헨티나인들이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겠다는 집단적 다짐이며, 메시와 마라도나의 레거시가 얼마나 깊이 그들의 정체성에 새겨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월드컵이 4년마다 한 번씩만 열리지만, 이 거리의 아르헨티나 정신은 결코 꺼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