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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공정 내세운 개혁신당, 후보 검증 실패로 신뢰 추락

청년 공정을 표방하며 창당한 개혁신당이 지방선거 부산시장 후보자의 후보 검증 실패로 신뢰 위기를 맞고 있다. 구속된 후보자가 기득권층 자녀의 전형적인 '아빠 찬스' 사례로 드러나면서 청년들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024년 창당 당시 '젊은 정당'을 표방하며 청년들의 기대를 모았던 개혁신당이 지방선거 후보 검증 과정에서의 실패로 위기를 맞고 있다. 6·3 지방선거 예비후보의 평균 연령 통계에서 개혁신당은 39.1세로 국민의힘(56.3세), 더불어민주당(55.3세), 조국혁신당(52.8세) 등 기존 정당들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당 지도부 역시 이준석 당 대표(41세), 천하람 원내대표(40세), 이주영 정책위의장(44세) 등이 40대로 구성돼 있어 '청년 정당'의 이미지를 유지해왔다.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준석 대표는 "공정의 가치가 훼손된 것은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있다는 신뢰가 사라졌기 때문"이라며 청년들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공정성을 신당의 핵심 이념으로 내세웠다.

개혁신당은 청년 후보들의 진입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정책을 추진했다. 기탁금을 받지 않았고 온라인 후보 등록 시스템을 구축해 자금과 조직이 부족한 청년 후보들도 쉽게 출마할 수 있도록 했다. 중앙당이 개발한 인공지능 사무장이 유세 동선을 짜고 공보물을 제작해 후보들의 선거운동을 지원했다. 이러한 노력은 2024년 총선에서 결실을 맺었다. 이준석 대표는 경기 화성 지역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개혁신당은 원내 3석 진입에 성공했다. 청년 지지층을 기반으로 한 개혁신당의 전략은 초기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며 정치 신세력으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부산시장 선거에서 개혁신당의 후보 검증 시스템의 허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개혁신당의 부산시장 후보로 나섰던 정이한 씨(38세)는 '테러 자작극' 혐의로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정 씨는 표면적으로는 청년 후보라는 점에서 개혁신당의 이념과 부합해 보였지만, 실제로는 청년들이 가장 싫어하는 '아빠 찬스'의 전형적인 사례였다.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던 정 씨는 2006년 부산의 한 고교에 편입했으나 결석을 반복하다 중퇴했다. 당시 담임교사는 정 씨가 결석한 날도 출석한 것으로 입력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정 씨의 아버지는 학교법인 이사장이자 의사인 정근 온그룹 회장이었다. 정 회장은 수차례 총선에 도전했다가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낙선한 정치인으로, 개혁신당이 표방하는 공정성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경찰 수사에서 드러난 정 씨 관련 의혹들은 개혁신당의 신뢰를 더욱 훼손했다. 경찰은 정근 온그룹 회장 병원 직원들이 정 씨 지지 댓글을 단 의혹, 정 씨 진단서가 온병원에서 허위로 발급된 경위 등을 전방위적으로 수사 중이다. 특히 정 씨가 선거 보름 전 경찰 조사에서 자작극을 인정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개혁신당은 창당 2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청년들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개혁신당은 정 씨의 자작극을 전혀 몰랐다며 당도 피해자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정이한은 국민의힘에서 보좌진으로 일했던 사람"이라며 공작 가능성을 제기하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역공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개혁신당의 진심 어린 성찰과 개선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개혁신당 의원들은 2년 전 국립5·18민주묘지에 안장된 묘 995기의 비석을 7시간 30분 동안 닦으며 광주 시민들의 마음을 녹인 바 있다. 당시의 겸손한 마음으로 돌아가 진심 어린 사과를 먼저 하고, 공직선거 후보자 검증 시스템이 어디서 고장 났는지 점검한 후 다시는 이런 인물을 공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청년 정당으로서 청년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맞불과 역공보다 투명한 검증 체계 개선과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