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임기서 조 단위 후원금 수집…실제 규모는 더 클 듯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임기 출범 후 최소 1조 1500억원대의 후원금을 모금했으며, 기업들이 규제 완화를 기대하며 후원하는 등 투명성 문제가 드러났다. 실제 모금액은 후원자 미공개로 인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임기 출범 이후 기업과 부유층으로부터 최소 1조 1500억원대의 후원금을 모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트럼프 대통령 관련 단체의 재무 공시와 기부자 인터뷰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2024년 미 대선 이후 트럼프 관련 단체에 흘러간 기부금과 각종 후원금은 최소 7억 8195만 달러(약 1조 15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다만 상당수 단체가 후원자 명단을 완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어 실제 모금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장 큰 규모의 후원금은 특별정치활동 위원회(슈퍼팩)인 '마가 주식회사'를 통해 들어왔다. 마가 주식회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진영 후보를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설립됐으며, 2024년 11월 대선 이후 3억 9300만 달러를 모금했다. 올해 5월 말 기준으로도 여전히 3억 8200만 달러의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WSJ은 2025년 초부터 올해 5월까지 이 슈퍼팩의 자금 사용액이 1040만 달러에 불과하다며, 8억 달러에 가까운 남은 자금이 올해 중간선거나 트럼프 대통령 퇴임 이후 어떻게 쓰일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기업들이 규제 완화를 기대하며 후원금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담배회사 레이놀즈는 총 800만 달러를 기부했는데, 이 중 500만 달러는 가향 전자담배 규제 완화 결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암호화폐 거래소 크립토닷컴의 모회사 포리스닥스는 3500만 달러를 기부했으며, 이 기업은 가상화폐 규제 명확화를 위한 입법을 요구해왔다. 이는 기업의 정치 후원이 단순한 지지를 넘어 구체적인 정책 변화를 노리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게 한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을 위해 설립된 '트럼프-밴스 취임위원회'는 2억 4100만 달러의 후원금을 받았으며, 100만 달러 이상 기부자만 130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계업체 필그림스프라이드와 암호화폐 기업 리플 등이 최대 후원자였다. 트럼프 도서관 건립을 위해 설립된 트럼프 도서관 재단은 최소 1억 300만 달러를 모금했으며, 재단 이사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에릭 트럼프가 맡고 있다. WSJ은 ABC뉴스, 메타, 파라마운트 등 3개 기업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소송 합의금의 일환으로 이 재단에 자금을 후원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소프트뱅크도 올해 초 5000만 달러를 트럼프 도서관 재단에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 연회장 건립을 위한 내셔널몰 트러스트도 민간 기부금의 주요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 메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방산업체 팔란티어 등이 기부했으며, 시민단체 퍼블릭시티즌의 분석에 따르면 연회장 건립 기부자들은 최근 몇 달간 500억 달러 이상의 정부 계약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 유튜브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소송의 합의금 명목으로 2200만 달러를 내셔널몰 트러스트에 내기로 했고,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은 백악관 헬기 이착륙장 건설을 위해 약 500만 달러를 지급했다.
이러한 후원 구조의 문제점은 투명성 부족에 있다. WSJ은 많은 경우 자금이 어디서 왔는지, 사용처가 어딘지 세부 사항이 비밀로 유지되다 보니 트럼프 대통령직 수행의 핵심 부문에서 중요한 역학관계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대중이 알 수 없게 하는 큰 간극을 남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의 대규모 후원과 이후 규제 완화 또는 정부 계약 수주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적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는 미국 정치의 자금 투명성 문제를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