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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폭등 후 폭락…코스피 변동성 폭증의 진짜 원인은

코스피의 극심한 변동성은 실적 부진이나 외부 위기가 아닌 반도체 쏠림과 레버리지 상품 급증이 만든 수급 교란이 원인이다. 펀더멘털은 오히려 개선 중이며 밸류에이션도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내려가 매수 기회가 형성되고 있다.

역대급 폭등 후 폭락…코스피 변동성 폭증의 진짜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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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 주식시장이 경험하는 극단적 변동성의 배경에는 실적 부진이나 외부 위기가 아닌 시장 수급 구조의 왜곡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코스피는 상반기 동안 약 100% 가까운 폭등을 기록한 후 6월 이후 급락장을 겪고 있는데, 이는 과거의 금융위기나 경제 충격과는 전혀 다른 메커니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진단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코스피에서 발동된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일시 중지 제도)는 30번을 넘어섰으며, 거래 자체를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도 7차례나 발동됐다. 이 중 5번이 6월 이후에 집중되어 있어 최근 변동성이 얼마나 극심한지를 보여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때도 이 정도의 빈도는 아니었다.

변동성 폭증의 핵심 원인은 반도체 종목으로의 극도한 쏠림 현상과 레버리지 상품의 급증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맞물려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의 58%가 반도체 업종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14종의 월간 평균 거래대금 비중이 5월 16%에서 6월 24%, 7월 33%로 급증했다. 특히 7월 3일에는 39%라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상품들은 시장이 오르면 기계적으로 더 사고, 내리면 더 팔아야 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 시장의 변동성을 스스로 증폭시키는 악순환을 만들어낸다.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2배 상품의 비중도 6월 11%에서 7월 23%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비록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합산 시총이 약 12조 원으로 전체 코스피 시총 6000조 원의 1%도 안 되지만, 수급 측면에서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흥미로운 점은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기대와 역행한다는 것이다. 7월 7일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89조 4000억 원으로 시장 컨센서스 85조 원을 상회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급락했다. 이는 시장의 기대치가 어느새 90조~100조 원대로 올라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는데도 주가가 빠진 것은 기업 실적이 나쁘다는 신호가 아니라 투자자들의 기대가 과도하게 앞섰다는 신호에 불과하다. 메타의 AI 관련 뉴스도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7월 초 메타가 '남는 AI 컴퓨팅을 판다'고 발표했을 때는 이것이 'AI 과잉 투자 자백'으로 해석되며 전 세계 반도체주가 무너졌다. 하지만 며칠 뒤 메타가 AI 인프라를 내년에 2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뉴스의 공포와 기업의 실제 행동 사이의 간격이 드러났다. 이런 환경에서는 뉴스에 즉각 베팅하는 것이 오히려 손실을 초래한다.

다만 시장 펀더멘털 자체는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코스피 2026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월 말 930조 원대에서 7월 중순 현재 970조 원대로 상향됐으며, 7월 말부터 본격화되는 2분기 실적 시즌을 통해 1000조 원대 돌파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코스피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7월 8일 6.17배로 2008년 10월 금융위기 당시 저점 6.27배를 뚫고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외부의 대형 위기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밸류에이션이 극도로 낮아졌다는 의미다. 역사적으로 PER이 7배 아래로 내려간 시점에 매수한 투자자들은 1개월 뒤 3%, 3개월 뒤 23%, 6개월 뒤 43%의 수익을 거뒀다. 현재의 높은 변동성은 지수 방향성이 전환된다는 신호가 아니라 오히려 매수 기회가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의 증시 흔들림은 상반기 코스피의 극단적 폭등 과정에서 누적된 차익실현 욕구와 반도체 업종 중심의 수급 교란이 만들어낸 기술적 조정에 불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실적과 밸류에이션이라는 펀더멘털이 훼손되지 않았고 오히려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이 시기에 몇 가지를 유념해야 한다. 첫째, 레버리지 상품은 장기 보유를 피해야 한다. 2배 레버리지는 매일 2배를 추종할 뿐이므로 상하 변동이 반복되면 기초자산이 제자리여도 손실이 난다. 현재처럼 코스피가 하루 5% 이상 출렁이는 환경은 레버리지가 가장 빨리 녹는 환경이며, 이 상품들이 거래의 3분의 1을 차지하면서 변동성을 만드는 주범이 되고 있다. 둘째, 좋은 뉴스나 나쁜 뉴스에 즉각 베팅하지 말아야 한다. 사상 최대 실적에 주가가 빠지고 악재로 보인 뉴스가 며칠 만에 뒤집히는 시장에서 이벤트는 방향이 아닌 변동성만 만든다. 셋째, 주식을 매수할 때는 한 번에 전량을 매수하기보다 나눠 사는 것이 중요하며, 진입 시점보다 진입 구간을 관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 시대다. 결국 현재의 극단적 변동성은 시장의 구조적 문제일 뿐 경제 펀더멘털의 악화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