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공모주 이자 지급·수시배당 도입…투자자 부담 줄인다
금융위가 공모주 청약증거금 이자 지급, 수시배당 제도 도입, 주식 결제주기 단축 등 자본시장 개선 방안을 추진한다. 투자자들의 불합리한 비용 부담을 줄이고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금융위원회가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합리한 비용 부담을 대폭 줄이기 위한 자본시장 제도개선 방안을 추진한다. 공모주 청약 시 맡기는 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고, 상장사들이 연중 자유롭게 배당할 수 있는 수시배당 제도를 도입하며, 주식 매도 후 결제까지 기간 동안 부담하는 담보대출 금리도 적정 수준인지 점검하기로 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투자 과정에서 불편하거나 불합리한 부분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추진되는 것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대한 이자 지급 제도다. 현재 투자자들이 공모주 청약을 위해 증권사에 맡기는 증거금은 증권사가 해당 자금을 보유하면서 운용 수익을 얻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에게는 아무런 이자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금융위는 이것이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일반 주식거래 증거금에는 고객예탁금 이용료라는 명목으로 이자가 지급되고 있는데, 공모주 청약증거금도 법적 성격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금융위 당국자는 "청약증거금을 운용해 얻은 이익과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을 따져 개인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고객예탁금 범위에 공모주 청약증거금을 포함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이미 발의돼 있으며, 금융위는 이를 통해 제도화할지 별도의 방식으로 이자를 지급하도록 할지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다.
주식 매도 후 결제까지의 기간 동안 투자자들이 부담하는 자금 이용 비용도 낮아질 전망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주식을 팔아도 결제대금이 2영업일 뒤에 들어오기 때문에, 그 사이에 현금이 필요한 투자자는 증권사의 매도대금 담보대출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금융위는 매도한 주식의 대금이 상환재원으로 사실상 확보돼 있음에도 증권사들이 연 9% 안팎의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것이 과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 당국자는 "매도대금이라는 안정적인 원금 회수 수단이 있는데도 금리가 지나치게 높은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금리체계의 적절성을 살펴보고 부적절하다면 개선방안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월까지 주식 결제주기를 현행 T+2(거래일 기준 2영업일 후 결제)에서 T+1(거래일 기준 1영업일 후 결제)로 단축하기 위한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외환·자본시장 시스템과 관련 제도를 정비해 2027년 중 T+1 전환을 잠정 추진하기로 했다.
상장사의 배당 정책도 획기적으로 유연해진다. 금융위가 도입하려는 수시배당 제도는 기업들이 현재처럼 연말이나 반기·분기 등 정해진 시점에만 배당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연중 적절한 시기에 자유롭게 배당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기업의 실적 개선이나 현금 흐름이 좋아질 때 즉각적으로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줄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위는 2027년 상반기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이 제도를 법제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업이 주주제안 기한 전에 배당 결정을 공시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렇게 되면 주주들이 배당 규모를 미리 확인한 뒤 배당 확대나 배당정책 변경 등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제안할 수 있어 기업과 주주 간의 소통이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
금융위의 이번 제도개선은 투자자 보호와 자본시장 활성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공모주 청약증거금 이자 지급, 매도대금 담보대출 금리 인하, 결제주기 단축 등은 투자자들의 실질적인 비용 부담을 줄여주고, 수시배당 제도 도입은 상장사의 주주환원을 확대해 개인투자자들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금융위는 이러한 개선 사항들이 국내 자본시장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개인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