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집값 논란에 사내대출 기준 강화...25억원·85㎡ 이하로 제한
삼성전자가 무주택 임직원 대상 사내 주거안정 대출 제도의 지원 기준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주택 가격을 25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수도권·광역시에서는 전용면적 85㎡ 이하만 지원하기로 한 것으로, 파격적인 저금리 복지가 수도권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반영한 조치다.

삼성전자가 무주택 임직원을 위해 추진 중인 사내 주거안정 대출 제도의 지원 기준을 대폭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최대 5억원을 빌려주는 이 제도가 수도권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주택 가격을 25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수도권과 광역시 지역에서는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만 지원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15일 임직원에게 이같은 내용을 공식 안내할 예정이며, 14일 주요 노동조합과 제도의 세부 운영안을 최종 협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기준 강화는 파격적인 저금리 복지가 시중 대출 규제를 우회할 수 있다는 비판에 대한 회사의 대응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연 1.5%의 금리는 세법상 법정 적정이자율인 연 4.6%에 비해 3.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금리 차이는 회사가 지원하되 지원액이 임직원의 근로소득으로 반영되어 과세 대상이 되는 구조다. 하지만 시중 대출이 엄격히 규제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기업이 저금리 대출을 대폭 제공할 경우 규제 체계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특히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장이 집중된 경기 수원·용인·화성 일대의 주택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대거 거주하는 이 지역의 집값이 이미 높은 상황에서, 파격적인 사내대출이 추가 수요를 유발할 경우 지역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회사는 지원 범위를 '25억원 이하·국민평형(전용면적 85㎡) 이하'로 명확히 좁혀 고가 주택 구매를 사실상 배제하는 방식으로 우려를 해소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대출 한도는 주택 매매 시 최대 5억원, 전세는 최대 3억원으로 검토 중이다. 흥미로운 점은 직급별로 한도를 차등하지 않고 모든 임직원에게 동일한 최대 한도를 적용하는 방안이 논의되었다는 것이다.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지역에는 원칙적으로 면적 제한을 두지 않지만, 광주·구미 등 삼성전자 사업장이 위치한 일부 지역은 예외로 인정할지 여부는 추가 협의를 거쳐 확정될 전망이다. 제도는 오는 9월부터 시행해 2035년 말까지 운영할 예정이며, 운영 기간 중 대출 이용 횟수에는 별도 제한을 두지 않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노사 합의를 통해 이 주택자금 대출 제도를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임직원들의 주거 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복지 정책으로, 저금리 환경과 높은 주택 가격 속에서 무주택 직원들의 내집 마련을 돕기 위한 취지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도 유사한 제도를 마련했는데, 무주택 임직원에게 전용 85㎡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최대 5억원을 연 1.5%로 빌려주기로 했다. 다른 계열사인 삼성SDI와 삼성전기 등에서는 현재 주택자금 대출 도입 논의가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