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폭등에 규제 완화 목소리…정부 '공급 확대' 정책 실효성 논쟁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경청토론회를 개최했다. 비아파트 규제 완화, 정비사업 규제 완화, 대출규제 해제 등 다양한 규제 개선안이 제시된 반면, 공급 확대보다는 집값 인상이 근본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통한 집값 안정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과열이 계속되면서 기존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공론화에 나섰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14일 서울에서 개최한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 경청토론회'에서 "국민의 의견을 듣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토론회를 개최했다"며 "의견을 정부 정책에 잘 반영해 부동산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시장의 요구를 수렴하고 정책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정부는 그간 다양한 공급 대책을 내놨다. 2023년 9월 7일 발표한 대책으로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 가구의 착공을 약속했고, 올해 1월 29일 대책으로는 용산 국제업무지구 등 도심 유휴부지를 활용해 6만 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매입임대 9만 가구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4만 1000가구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계속 오르면서 이러한 공급 대책들이 실제로 집값 안정에 얼마나 효과적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토론회는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도심 유휴부지 활용, 비아파트 신축 공급, 건축규제 유연화, 민관 협력 사업, 공공 임대와 분양 비중, 수도권 수요 분산 등 7가지 주요 쟁점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토론회에서 가장 먼저 논의된 이슈는 비아파트 공급 위축 문제였다. 강병호 정화건설 대표는 "회사 설립 25년간 주택 건설을 해왔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보다 현재가 더 어렵다"며 "특히 비아파트 분야가 급감했고 이대로라면 빌라 공급이 끊길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비아파트 공급 위축의 원인을 "건축규제와 대출, 세금, 전세사기 여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그는 비아파트 공급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다세대·연립주택의 층수와 연면적 제한을 완화하고, 규제지역의 대출 규제를 풀며, 기금·보증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다세대주택은 주택으로 쓰는 바닥면적 합계가 660제곱미터 이하, 층수가 4개 층 이하로 제한되어 있다. 김 연구원은 "현행 기준은 평균적인 아파트 층수가 10층 안팎이었던 1990년에 마련된 것"이라며 "현재는 아파트가 20층을 넘어 60층까지 지어지는 시대인 만큼 층수와 연면적 기준을 획기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공기여의 유연성이 확보돼야 한다"며 "기부채납 기준이 사업지별 여건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원·도봉·강북구 같은 외곽 지역은 분담금 증가로 인해 사업 자체가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강남3구 위주로만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문제점을 제시했다. 정비사업 현장의 생생한 어려움도 드러났다. 신길2구역 재개발 조합 위원장 김명희는 "사업이 중단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대출 규제 완화가 꼭 필요하다"며 "이주비 대출은 이주를 위한 기존 자산을 담보로 받는 생계형 대출로 여겨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 자체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도 제기됐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빠른 공급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집을 공급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지금 집이 없는 게 문제가 아니라 집값이 너무 비싼 게 문제"라고 쓴소리를 냈다. 그는 "세입자들이 안타깝고, 여기에 세입자 목소리가 얼마나 있는지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청와대 정책실장이 공급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표현했던 '닥치고 공급'이라는 표현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로 읽힌다. 정부는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15일 금융위원회의 부동산 금융 토론회, 16일 재정경제 분야 부동산 세제 토론회를 개최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의견 수렴을 계속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