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우크라이나 잇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서거, 미국의 대우 외교 공백 발생
우크라이나의 주요 지지자였던 미국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서거로 트럼프 행정부와 키이우를 잇는 외교 채널이 단절됐다. 그레이엄은 트럼프와의 밀접한 관계와 상원 내 영향력을 바탕으로 우크라이나 지원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핵심 인물이었으며, 그의 부재는 미국의 대우 외교 정책에 큰 공백을 남겼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지 정책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온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서거로 백악관과 키이우를 잇는 외교 채널에 큰 공백이 생겼다. 그레이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밀접한 관계, 상원에서의 초당파적 영향력, 국제 외교 네트워크를 독특하게 결합한 인물로, 트럼프 행정부와의 긴장 관계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미국의 군사 지원을 옹호해온 주요 인물이었다. 남부 캐롤라이나주 출신의 공화당 상원의원은 2022년 러시아의 전면 침략 이후 우크라이나를 10번이나 방문했으며, 특히 최근 3일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고 드론 생산 공장을 시찰하는 등 적극적인 외교 활동을 펼쳤다.
그레이엄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는 그의 활동 범위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회의적 입장과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불편한 관계 속에서도 우크라이나 방어 지원을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또한 나토 정상회담에 참석해 트럼프 행정부와 나토 간의 긴장을 완화하는 데 힘썼으며, 러시아에 대한 제재법안을 상원에서 추진하는 등 다층적인 외교 활동을 수행했다. 트럼프가 외국 전쟁 개입 축소를 공약으로 2기 당선을 이룬 상황에서도 그레이엄은 이스라엘의 이란 전쟁 참여를 추진하는 등 개입주의 정책의 강력한 지지자로 남아있었다. 이는 현재의 정치적 흐름과 배치되는 입장이지만, 그가 신념에 따라 우크라이나를 지키려 했음을 보여준다.
우크라이나 지도부는 그레이엄의 서거를 큰 손실로 평가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 보좌관인 키릴로 부다노프는 소셜미디어에 "우크라이나는 진정한 친구를 잃었고, 미국은 가장 훌륭한 아들 중 한 명을 잃었다"며 "친구의 기억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측정된다. 린지 그레이엄은 자신이 한 일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진정한 친구였다"고 추도했다. 키이우의 펜타 연구소장인 볼로디미르 페센코는 그레이엄이 트럼프 측근에서 우크라이나의 로비스트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트럼프가 항상 그의 의견을 따르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페센코는 "트럼프는 그레이엄의 말을 항상 듣지 않았다. 그는 트럼프의 평화담당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 같은 사람들만큼 영향력이 있지는 않았다"면서도 "우리의 문제는 상원에서 강력한 지위를 가지면서 트럼프에게 접근할 수 있는 그레이엄 같은 다른 인물들이 있는가 하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유럽 외교관들도 그레이엄을 백악관의 핵심 영향력자로 평가해왔다. 그는 단순히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것을 넘어 러시아에 대한 처벌 강화를 주장했으며, 고위 공화당원 중에서도 외교 문제에 적극적이고 정통한 몇 안 되는 인물로 인식됐다. 그레이엄의 부재는 유럽 국가들이 미국 내에서 신뢰할 수 있는 외교 채널을 하나 잃었다는 의미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손실을 넘어 국제 외교 구도의 변화를 의미한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패트리엇 미사일 추가 공급을 동맹국들에 긴급히 요청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키이우에 미사일 자체 생산 허가를 내주겠다고 밝혔지만, 생산 체계를 갖추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며 미국 대통령과의 지속적인 협상이 필수적이다. 그레이엄 같은 중개자가 없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지원을 확보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국들은 이제 상원에서의 영향력과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접근성을 동시에 갖춘 새로운 옹호자를 찾아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그레이엄이 남긴 외교적 공백을 채울 인물의 등장 여부가 향후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의 방향을 크게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