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 경찰이 전면 재수사, 2년 전 감사와 달리 새로운 혐의점 찾을까
경찰 광역수사단이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을 전면 재수사하면서 전력강화위원들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했다. 2년 전 문체부 감사가 지적한 문제점을 넘어 새로운 혐의점을 찾아내는 것이 수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경찰 광역수사단이 홍명보 전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부당 개입 혐의를 수사하면서 선임 절차 전반을 세밀하게 재검토할 방침을 세웠다. 2년 전 문화체육관광부의 특정감사 이후 종로경찰서가 2년간 결론을 내리지 못한 사건에서 광역수사단이 새로운 사실관계를 발굴하고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지가 수사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기존 감사 범위를 넘어서는 추가 정황이 드러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광역수사단은 종로경찰서와 달리 수사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 등 피고발인뿐 아니라 협회 전력강화위원회 위원들도 참고인으로 소환하기로 했다. 특히 감독 선임의 모든 단계를 수사 대상에 올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으며, 전력강화위에서 홍 전 감독이 최종 후보자로 추천된 경위도 새롭게 수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전력강화위는 전문가들이 감독 적임자를 골라내 이사회에 선임을 추천하는 기구로, 당시 정해성 전 위원장을 중심으로 박주호 해설위원, 고정운 김포FC 감독 등 11명이 참여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년 전 감사 결과는 선임 과정의 문제점을 명확히 지적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제10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홍 감독과 외국인 감독 1명이 공동 1순위로 선정됐다. 이후 두 사람 중 적임자를 낙점할 권한이 정해성 전 위원장에게 위임됐고, 그는 홍 감독을 선택해 정몽규 전 회장에게 보고했다. 문체부는 이 단계까지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으나, 정 전 회장이 외국인 후보자도 만나보라는 사실상의 반려 의사를 표현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결론 내렸다.
감사 결과가 지적한 핵심 문제는 권한 위임의 부적절성이었다. 정해성 전 위원장이 정몽규 전 회장의 반응 이후 돌연 사퇴하자, 협회 수뇌부는 규정상 권한이 없는 이임생 전 기술이사에게 감독 추천권을 넘겼다. 이 전 이사는 거스 포옛, 다비드 바그너 등 외국인 후보자를 차례로 만났으나 위원들에게 면접 내용을 공유하지 않고 홍 감독을 최종 후보로 정했다. 이 전 이사는 홍 전 감독 자택 근처에서 4~5시간을 기다리다가 만남이 성사되자 설득 끝에 수락 답변을 받아냈다. 당시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은 만약 전력강화위원회의 결론대로 홍명보 감독과 곧장 협상했다면 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명시했다.
문체부의 감사 결과는 법정에서도 근거로 인정됐다. 서울행정법원은 협회가 문체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지난 4월 협회 패소 판결을 내릴 때 이 사실관계를 근거로 삼았다. 그러나 종로경찰서가 2년간 결론을 내리지 못한 이유는 사실관계가 문체부 감사 결과의 테두리로 고정된 상태에서 정 전 회장 등의 업무방해 혐의를 입증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혐의가 성립하려면 정 전 회장 등이 속임수나 강압으로 전력강화위나 이사회를 방해했다는 사실과 함께 그 고의성이 추가로 확인돼야 한다. 당시 전력강화위가 홍명보 1순위 결론을 자체 도출했다는 사실관계를 뒤집는 외압이나 정 전 회장이 연루된 내부 공모 정황이 발견돼야 하는 상황이었다.
광역수사단의 재수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조사에서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정황을 찾아낼 가능성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 문체부와 별도로 조사한 스포츠윤리센터도 정 전 회장이나 관련자의 의도성을 입증하지 못했으며, 이 전 이사가 정해성 전 위원장 역할을 이어받도록 한 김정배 당시 상근부회장이 권한을 남용했다고 판단했지만 전력강화위를 향한 외압 정황은 특정하지 못했다. 정 전 회장에 대해서도 직무태만으로만 판단했지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해 수사 의뢰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광역수사단의 확대 수사가 기존 조사의 공백을 메우고 새로운 혐의 구조를 드러낼 수 있을지 축구팬들뿐 아니라 관계 기관의 주목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