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미국 ADR 상장, TSMC 사례처럼 밸류에이션 재평가 기대
SK하이닉스의 미국 ADR 상장이 TSMC의 사례처럼 글로벌 투자자 접근성을 확대하고 본주와 ADR의 동시 재평가를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메모리 공급 부족 심화와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인한 메모리 수요 급증이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가 10일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투자자들의 접근성 확대와 함께 주가 재평가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KB증권은 이번 ADR 상장이 1997년 미국에 상장한 대만 반도체 대기업 TSMC의 사례와 유사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KB증권은 SK하이닉스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420만원을 유지하며, 향후 미국 ADR과 한국 본주의 밸류에이션이 동시에 재평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KB증권 김동원 리서치본부장은 "TSMC의 ADR 상장 사례를 보면 글로벌 투자자 저변 확대를 기반으로 ADR이 본주 대비 프리미엄을 형성했고, 이 과정에서 본주와 ADR 간 가격 차이를 활용한 전환 및 차익거래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대만 본주와 미국 ADR이 함께 재평가되는 선순환이 강화됐기 때문에 SK하이닉스 역시 향후 미국 ADR과 한국 본주 간 재평가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는 한국 메모리 반도체 주식의 희소 가치가 크게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시됐다. KB증권에 따르면 내년 D램과 낸드 웨이퍼 생산능력은 전년대비 각각 7%, 4%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수요 증가율은 17%, 19%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사실상 공급 증가가 극히 제한적인 반면 수요는 크게 증가하는 불균형 현상으로, 내년 메모리 공급 부족이 올해보다 심화될 것을 의미한다. 김 본부장은 "올 하반기 메모리 가격 상승률은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내년 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도 범용 D램과 수익성 격차를 고려해 전년대비 10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전망도 긍정적이다. KB증권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468조원, 내년을 290조원으로 제시했으며, 메모리 가격 상승과 수익성 개선에 따라 이 수치는 향후 추가 상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메모리 수요를 크게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AI 투자는 지난해 3900억 달러에서 내년 1조1000억 달러로 확대되어 2년 만에 약 3배 증가가 예상되는데, 이는 AI 인프라와 클라우드 수요가 장기간에 걸쳐 레벨업될 것을 의미한다.
AI 기술의 확산이 메모리 수요를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것이라는 분석이 핵심이다. KB증권은 "AI 에이전트는 메모리 수요를 3배, 자율주행은 5배, 로보틱스는 10배 이상 확대시킬 것"이라며 "특히 AI 인프라 투자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4%에서 내년 50%까지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의 전략적 중요성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 본부장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는 SK하이닉스 실적 개선으로 직결될 전망"이라며 "현재 SK하이닉스가 12개월 선행 PER 4.5배로 거래 중인 것을 감안하면 주가의 상승 여력은 충분하고, 반도체 랠리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결론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