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방해 혐의 징역 7년 확정…대법원 상고 기각
대법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 혐의에 대해 징역 7년의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은 행위가 특수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 공수처의 수사권도 적법하다고 결론지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사법의 정치화라며 재판소원을 제기할 방침을 밝혔다.
대법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 혐의에 대해 징역 7년의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1호 법정에서 진행된 상고심 선고에서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는 주문을 내렸다. 이로써 12·3 비상계엄 당시 윤 전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은 혐의는 최종 확정되었으며, 그간 미결수 신분이던 윤 전 대통령은 기결수로 신분이 변경되게 된다.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 전 대통령은 진행 중인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이 남아있어 교도소로의 이감은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흥미롭게도 윤 전 대통령은 대법원의 판결 선고 당시 서울고등법원 417호 법정에 출석해 있었다.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는 대법원 상고심과 달리 1, 2심 재판에는 출석 의무가 있기 때문이었다. 변호인들의 휴정 요청으로 윤 전 대통령은 변호인의 휴대전화를 통해 대법원 판결의 생중계를 청취했다. 상고 기각 주문이 나오는 순간 윤 전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지었고, 법정 경위에게 "재판 진행하죠"라고 말을 건넸다. 이후 변호인과 잠시 대화를 나눈 후 방청석에 앉아 흐느끼는 지지자들을 보며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대법원은 공수처의 체포영장 발부와 집행 절차에 위법이 없으며, 이를 저지하기 위한 행위는 특수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심은 영장 발부와 집행 절차에 위법이 없으므로 이를 저지하기 위한 행위는 특수공무집행방해죄 등에 해당되고, 피고인이 이에 가담한 것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며 "이 같은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계엄 국무회의'를 일부 국무위원에게 소집 통보를 하지 않아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와 '계엄 사후 문건'을 작성한 뒤 폐기한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를 인정한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수긍했다. 특히 대법원이 윤 전 대통령 측이 문제삼아온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에 대해 적법하다는 결론을 내놓으면서, 현재 진행 중인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의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죄는 직권남용죄와 배경이 되는 사실관계가 동일하고 증거도 상당 부분 중첩되어 수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며 "공수처법이 정한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체포영장 집행을 막은 경호처 간부들도 같은 날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는 박종준 전 경호처장에게 징역 4년, 김성훈 전 차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은 징역 2년 6개월, 김신 전 가족경호부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윤 전 대통령의 위법한 지시에 따라 경호처 소속 공무원을 이용해 수사기관의 적법한 영장 집행을 저지했다"며 "경호처라는 국가 기관의 조직과 지휘 체계를 이용해 영장 집행을 장시간 차단한 중대 범죄"라고 지적했다. 또한 "윤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더라도 거부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번 판결에 강하게 반발했다. 변호인단은 "전원합의체 심리조차 생략한 채 시간에 쫓기듯 상고를 기각한 것은 사법의 정치화"라고 주장하며 재판소원을 통해 판결 취소를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소원은 더불어민주당이 관련 입법을 주도해 올해 3월부터 시작된 제도다. 반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선고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판결이 어떤 권력도 결코 법 위에 설 수 없으며,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사유화하고 헌정질서를 유린한 세력에게는 반드시 책임이 뒤따른다는 원칙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