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권 4파전 돌입, 반청 연대 가시화되며 당내 갈등 심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와 고민정 의원이 8일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4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송 전 대표와 고 의원이 정청래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을 이어가면서 반청 연대가 가시화되고 있으며, 8월 17일 전당대회에서 선호투표제 도입으로 표의 결집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 선거가 4파전 구도로 본격화되면서 당 내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송영길 전 대표와 고민정 의원이 8일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으며, 이미 출마한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정청래 전 대표를 포함해 총 4명이 당권을 두고 경쟁하게 됐다. 특히 송 전 대표와 고 의원이 정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을 이어가면서 반정청래 연대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당 내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결집을 시도하던 정 전 대표는 예상과 달리 친문계 핵심인 고 의원의 독자 행보로 인해 연대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송영길 전 대표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정청래 전 대표를 직접적으로 겨냥했다. 송 전 대표는 "위기는 밖이 아니라 우리 안에서 시작됐다"며 "국민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옐로카드를 보냈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면 다음 총선은 레드카드"라고 강조했다. 이는 6월 3일 지방선거에서의 민주당 부진에 대한 책임을 정 전 대표에게 돌리는 발언으로, 연임 도전에 나선 정 전 대표를 사실상 비판한 것이다. 송 전 대표는 또한 "당이 가장 집중해야 할 시대적 과제는 '이심송심(李心宋心)·당청동색(黨靑同色)'의 힘으로 민주당을 구조적 다수 정당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이재명 지사와의 교감을 강조했다. 이는 현 정부와의 소통과 협력을 강조하며 정 전 대표와의 차별성을 드러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고민정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으며, 정청래 전 대표와 명확한 거리를 두었다. 고 의원은 "당 간판이 바뀌어야 한다. 언제까지 86그룹을 민주당이 전면에 내세우고 그것만 쫓아갈 것이냐"며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고 의원은 정 전 대표의 당 대표 시절을 겨냥해 "소통이 사라졌고 논의가 사라졌다"고 비판했으며, 다른 후보들과의 연대 가능성을 명확히 부정했다. 고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친문계 인물이지만, 정 전 대표의 친문 결집 시도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정 전 대표는 지난달 24일 당 대표 사퇴 직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찾아가는 등 친문계와의 연대 구축을 시도했지만, 고 의원의 독자 행보로 인해 친문 진영의 결집이 무산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송 전 대표의 출마 선언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반청 연대의 가능성을 높였다. 김 전 총리는 X(옛 트위터)에서 "최고로 멋진 선의의 경쟁을 하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으며, "오랜 동지이고 애정하는 선배로, 책을 놓지 않는 학구열과 치열한 국제감각을 항상 존경해 왔다"고 송 전 대표와의 친분을 강조했다. 또한 "서로 어려울 때 함께해 주고 옥으로 면회하러 갔던 사이"라며 두 사람의 돈독한 관계를 과시했다. 이러한 발언들은 김 전 총리와 송 전 대표가 당권 경쟁에서 상호 존중하는 관계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향후 선호투표제 도입 시 표의 결집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편 정청래 전 대표는 당권 경쟁에서 독자적인 정책 행보를 펼치고 있다. 정 전 대표는 국회에서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의 호남 지역 대규모 투자를 중심으로 한 '3대 메가 프로젝트'를 강조했다. 권리당원 비중이 높은 호남 지역의 지지층 확보를 겨냥한 행보로 해석된다. 정 전 대표는 "(메가 프로젝트를) 속전속결로, 시간이 늦춰져서 차질을 빚는 일이 없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정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2 대 1, 3 대 1로 싸우면 흠씬 두들겨 맞는다. 많이 아프다"는 글을 올리며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드러냈다.
민주당의 당권 경쟁은 8월 17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선호투표제' 도입이 논의되면서 반청 연대의 실질적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선호투표제가 적용될 경우 최종적으로 김민석 전 총리와 송영길 전 대표 중 한 명으로 표가 모여 단일화 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송 전 대표는 실제로 "선호투표제가 도입되면서 사표 방지 심리가 없어져 지지자들의 걱정이 해소됐다"며 "부담 없이 송영길을 찍을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언급했다. 민주당의 당권 경쟁이 단순한 개인 간의 경쟁을 넘어 당 내 갈등 구조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향후 전당대회의 결과가 당의 단합과 향후 정치 지형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