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 고조로 유가 급등…미국 증시 하락 출발
중동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국제 유가가 4% 이상 급등하면서 미국 증시는 하락으로 출발했다. 다우지수는 1.1%, S&P500은 0.6%, 나스닥은 0.4% 하락했으며,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정학적 위험이 다시 부각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미국 증시가 하락으로 출발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중동 지역의 긴장 심화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우려로 전반적인 약세를 기록했다. 동부시간 오전 10시 15분 기준으로 다우존스 산업평균은 1.1% 하락했으며, S&P500은 0.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은 0.4% 내려갔다. 이번주초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던 다우지수가 하루 만에 낙폭으로 돌아선 것은 예상치 못한 지정학적 변수가 시장에 영향을 미쳤음을 의미한다.
유가 급등의 직접적인 원인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서 비롯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튀르키예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담에서 이란과의 휴전이 종료됐다고 선언하며 "오늘 밤 그들을 강력하게 공격하겠다"고 발언했다. 이러한 발언은 중동 지역을 둘러싼 긴장을 즉각적으로 촉발시켰고,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높였다. 국제 유가는 이러한 지정학적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9월 인도분은 배럴당 77.56달러로 4.6% 상승했으며,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73.45달러로 4.2% 올랐다. 유가 상승 폭이 4% 이상대에 이르면서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이 상당한 수준임을 보여줬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파급효과는 채권시장까지 확대됐다. 유가 재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되살아나자 미국채 수익률이 동반 상승했다. 10년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5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 오른 4.579%까지 치솟았고, 2년물 국채 수익률도 4.218%로 5.6bp 높아졌다. 채권 수익률의 상승은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다. 동시에 달러화도 강세를 보였다. ICE달러지수는 0.1% 오른 101.114를 기록했으며, 이는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을 시사한다.
섹터별로는 에너지 관련 주식들이 유가 상승의 수혜를 입었다. 코노코필립스, 셰브론, 마라톤 석유 등 주요 에너지 기업들의 주가는 1~2% 상승했다. 반면 전날 큰 폭으로 하락했던 반도체 주식들은 안정세를 회복했다. 마이크론은 0.8% 반등했고 샌디스크는 3% 이상 올랐으며, 인텔과 벤에크 반도체 ETF도 1% 이상 상승했다. 금 현물가격은 0.9% 내린 트로이온스당 4,070달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베테랑 전략가 에드 야데니는 "미국과 이란 간의 휴전 파기가 물가 상승을 다시 가속화할 위험이 있으며, 이는 결국 연준의 금리 인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드워즈 자산운용의 로버트 에드워즈는 "지정학적 긴장이 여전히 중요한 문제로 남아있지만, 시장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면 시장이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단기적인 조정은 건전한 현상이며, 다음 주에 시작되는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날 오후 2시(미국 동부시간)에 공개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6월 회의록에도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회의록에서 금리 정책 기조와 인플레이션 평가에 대한 내용이 공개될 경우,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맞물려 시장 변동성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 향후 시장의 방향성은 중동 지정학적 상황의 전개와 연준의 금리 정책 신호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