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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역대급 실적에도 주가 급락…'피크아웃' vs '숨고르기' 논쟁 격화

삼성전자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메타의 클라우드 사업 진출과 모건스탠리의 부정적 전망으로 반도체 주가가 급락했다. 그러나 메타의 지속적인 투자 확대와 내년까지 이어질 호실적 전망으로 현재의 조정은 일시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반도체 역대급 실적에도 주가 급락…'피크아웃' vs '숨고르기' 논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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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89조4천억원을 기록하며 3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업계는 성장의 한계가 다가왔다는 우려에 휩싸여 있다. 이번 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천810% 이상 증가한 수치로, 단 한 분기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전체의 2배를 넘는 기록이다. 인공지능 산업의 급성장과 반도체 기술 경쟁력 회복이 이러한 호실적의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최근 메타의 클라우드 사업 진출 계획과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부정적 전망이 나오면서 반도체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급격히 꺾이고 있다. 지난 2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각각 9.06%, 14.57% 폭락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반도체 주가 급락의 직접적인 계기는 메타의 신사업 계획이었다. 지난 1일 메타가 인공지능 컴퓨팅 자원을 외부에 제공하는 클라우드 사업에 진출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시장은 이를 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의 반도체 수요가 감소할 신호로 해석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는 지난 5월 주주총회에서 "인공지능 인프라를 과잉 구축했다면 이를 파는 것도 선택지"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발언은 메타가 자체적으로 충분한 컴퓨팅 자원을 확보했으며, 이제 이를 수익화하려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투자자들은 이를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의 반도체 수요가 정점을 지났다는 신호로 해석하며 반도체 관련주에서 대거 이탈했다. 이러한 우려는 모건스탠리의 보고서로 더욱 증폭되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6일 반도체주의 상승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으며, 투자 자금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하이퍼스케일러로 이동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모건스탠리는 과거 2021년 '반도체, 겨울이 온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로 반도체 업황 악화를 예측한 전례가 있어, 이번 보고서는 시장에 더욱 강한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의 주가 변동성이 반도체 수요의 실질적 감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메타 자체가 클라우드 사업 계획과 별개로 기존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그 근거다. 저커버그 최고경영자가 외부 판매 계획을 시사한 이후인 지난달, 메타는 데이터센터 운영사 크루소로부터 1.6GW(기가와트) 규모의 컴퓨팅 자원을 구매하기로 계약했다. 또한 메타는 지난 4월 올해 자본지출 예상치를 기존 1천150억∼1천350억달러에서 1천250억∼1천450억달러로 상향 조정하며 데이터센터 비용 증가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키움증권의 한지영 연구원은 "메타는 이미 올해 상반기에 클라우드 사업 진출을 예고해왔으며, 이번 사업 진출을 투자 과잉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즉, 메타의 클라우드 사업 진출은 새로운 투자 수요를 창출할 가능성도 있다는 해석이다.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현재의 호황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증권가는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가 각각 약 400조원, 300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러한 호실적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거의 반도체 사이클과는 달리, 현재는 빅테크 기업들과 장기공급계약을 통해 중장기 공급 안정성이 확보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이는 단기 등락이 심했던 과거 반도체 업황과는 질적으로 다른 구조라는 의미다. 한화투자증권의 박준영 연구원은 "반도체 주가 사이클의 종료는 일반적으로 주도 응용처의 수요 감소로 촉발되어 왔으나, 현재 인공지능 서버 투자는 계속 늘고 있고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자금 조달도 여전히 안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펀더멘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충격이 아닌 뜬소문에 가까운 노이즈로 사이클이 종료되는 경우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공급 능력 확대도 상당 기간 뒤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의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공급 증가가 2028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향후 2년 이상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지속될 수 있음을 의미하며, 반도체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이 유지될 가능성을 높인다. 결국 현재의 주가 변동성은 장기적인 구조 변화보다는 단기 뉴스와 투자심리에 따른 일시적 조정으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반도체 업계가 진정한 의미의 피크아웃을 경험하려면, 인공지능 투자 증가세의 둔화, 하이퍼스케일러의 자금 조달 악화, 또는 예상치 못한 기술 변화 등 실질적인 수요 감소 요인이 나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