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대표 선호투표 도입 '당헌 위반' 논란 격화
더불어민주당이 당 대표 선출 방식으로 선호투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으나, 당내에서 당헌·당규 위반이라는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성윤·문정복 최고위원과 조승래 의원 등 당 내 주요 인사들이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며 비판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8월 17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선출 방식을 선호투표로 실시하기로 결정하면서 당 내부에서 거센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당헌·당규 위반 논란이 제기되면서 당 지도부의 결정을 둘러싼 논쟁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선호투표 방식 도입을 놓고 당내 의견이 엇갈리면서 당의 단합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성윤 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선호투표 도입을 "명백한 당헌·당규 위반으로 무효"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실무적으로 선호투표 방법은 원내대표나 의장 선거 같은 선거에는 가능할 수 있지만 순회투표를 하는 당 대표 선거에는 맞지 않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문정복 최고위원도 "당 대표 선출에 선호투표를 도입하는 것은 공개 최고위가 끝나고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며 "당헌·당규를 개정하면서까지 룰을 바꾸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발언은 지도부의 결정이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정청래 전 지도부 사무총장이었던 조승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당 대표 선출에 선호투표를 도입하는 것은 당헌·당규 위반"이라며 "철회하든지, 시행하려면 당헌·당규 개정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 의원은 더 나아가 선호투표 방식이 투표 개표 일반원칙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순회 경선을 하면 권리당원 투표에 대해선 개표를 통해 결과를 발표하는데, 그럼 권리당원 투표에 대해 부분 개표를 하겠다는 건지, 1·2·3순위 전체를 개표하겠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선호투표 방식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구체적인 문제 제기다.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고민정 의원도 비판에 가세했다. 고 의원은 "선호투표제는 투명하지 못함으로 인해 불공정하다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연출한 것"이라며 "지금 민주당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다. 자신이 없기 때문에 투명하게 밝히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발언은 지도부의 결정이 당의 신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반면 같은 날 당 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송영길 의원은 다른 입장을 보였다. 송 의원은 "결선투표 방식의 하나이고 비용이나 여러 가지를 줄일 수 있어 좋게 본다"며 "사표방지 심리가 없어지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누구든 1등과 2등을 찍어주면 다 합산해서 결과적으로 과반 득표자 당선되기 때문에 부담없이 투표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인 이학영 의원은 당내 반발과 관련해 "전준위에서 선호투표제 내용 자체에 대해서 이의제기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당헌·당규 위반 지적에 대해서는 "관련 위원회에서 짚어주시면 반영해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민주당 전준위는 전날 선호투표와 결선투표 등 두 가지 방식을 놓고 논의한 결과 당 대표 선출 방식으로 선호투표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선호투표는 투표자가 1·2·3순위의 선호 후보를 한꺼번에 투표용지에 기입하는 방식이다. 1차 집계에서 1순위 득표로만 과반을 얻은 후보가 나오면 당선자를 확정하고, 과반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2차로 2순위까지 집계한다. 그래도 과반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3순위까지 포함해 집계하는 구조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방식이 비용 절감과 절차 효율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내 다수 의원들이 당헌·당규 개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새로운 투표 방식을 도입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당 지도부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