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버 성능의 숨은 주역, 삼성전자 초고속 SSD 양산 시작
삼성전자가 PCIe 6.0 기반의 차세대 기업용 SSD 'PM1763'을 양산 시작했다. 16TB 모델 기준 초당 2만8400MB의 초고속 읽기 속도와 1.8배 개선된 전력 효율을 자랑하며, AI 서버의 핵심 부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 서버 시장의 핵심 부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기업용 저장장치를 본격 양산하기 시작했다. 8일 공식 발표한 PCIe 6.0 기반 eSSD 'PM1763'은 AI 학습과 추론 과정에서 대규모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이다. 최근 AI 인프라 구축 경쟁이 심화되면서 고성능 프로세서와 가속기만큼 저장장치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이 분야에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PM1763의 핵심 경쟁력은 업계 최고 수준의 데이터 전송 속도에 있다. PCIe 6.0 표준을 채택해 기존 PCIe 5.0 대비 2배 향상된 대역폭을 제공하며, 16TB 모델 기준 연속 읽기 속도는 초당 최대 2만8400MB, 연속 쓰기 속도는 초당 최대 2만1900MB에 달한다. 이는 전작인 PM1753 대비 약 2배 상향된 성능으로, 40GB 규모의 대형언어모델을 단 1.4초 만에 전송할 수 있다는 점을 삼성전자가 강조했다. 라마3 70B 모델을 4비트로 압축한 경우가 약 40GB 크기에 해당하는데, 이 정도 규모의 AI 모델을 빠르게 옮길 수 있다는 것은 AI 작업 처리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고성능 프로세서와 가속기가 제 성능을 발휘하려면 이들 사이에 지연 없이 대용량 데이터를 공급해주는 저장장치가 필수적인데, PM1763이 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PM1763은 최신 반도체 기술을 집약한 제품으로, 9세대 V낸드 메모리와 4나노 공정 기반의 신규 컨트롤러를 탑재했다. 빠른 읽기 속도와 컨트롤러 아키텍처 최적화를 통해 데이터 처리 효율을 극대화했으며, 4TB, 8TB, 16TB 등 세 가지 용량으로 제공된다. 특히 16TB 모델은 현재 업계에서 가장 높은 성능을 구현한 제품이라는 것이 삼성전자의 평가다. 이러한 대용량 저장장치는 AI 모델의 크기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개발된 것으로, 향후 더 큰 규모의 AI 모델들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한다.
AI 데이터센터 운영 환경에 최적화된 설계도 PM1763의 주요 특징이다. 최신 AI 서버에 적용되는 액체 냉각 환경을 고려해, 콜드 플레이트를 소자에 직접 부착하는 D2C 냉각 방식을 채택했다. 이를 통해 고부하 작업이 지속되는 환경에서도 장시간 최고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전력 효율을 전작 대비 1.8배 이상 개선해 AI 데이터센터의 운영비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했다.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고 냉각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SSD의 전력 효율 개선은 전체 운영 비용 감소로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보안 측면에서도 차세대 기술이 적용됐다. PM1763에는 양자 컴퓨팅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PQC(Post-Quantum Cryptography) 암호화 알고리즘이 탑재되어 있으며, TDISP 기술로 가상화 환경에서 데이터 통로를 보호한다. TDISP는 호스트와 SSD 간 연결이 형성되었을 때 허가받지 않은 외부의 개입을 차단하는 PCI-SIG 표준화 기술로, 클라우드 환경에서 데이터 보안을 강화할 수 있다. 이는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 기술 기업들이 고객 데이터를 보호해야 한다는 요구에 부응한 것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최장석 상무는 "PM1763은 업계 최고 성능을 바탕으로 글로벌 고객사의 차세대 AI 플랫폼 요구사항을 만족시키고 제품 검증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이번 제품은 메모리 용량을 확장시켜 고객사의 AI 모델이 효율적으로 운영하도록 지원하는 핵심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AI 인프라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엔비디아의 GPU 가속기에 관심이 집중되어 왔지만, 실제로는 초고속 저장장치 같은 주변 부품들도 전체 시스템 성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삼성전자의 PM1763 양산은 AI 서버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핵심 부품 공급자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