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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목표가 20만원 격차…AI 메모리 호황 vs 하반기 둔화 전망 충돌

삼성전자의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의 목표주가가 39만원부터 60만원까지 20만원 이상 벌어졌다. AI 메모리 수요의 장기 지속을 보는 낙관론과 하반기 이익 성장 둔화를 우려하는 신중론이 대립하고 있다.

삼성전자 목표가 20만원 격차…AI 메모리 호황 vs 하반기 둔화 전망 충돌
AI를 활용해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의 목표주가가 20만원 이상 벌어지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드러났다. 8일 오전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 대비 2.36% 내린 28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증권사들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급 불균형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를 놓고 상반된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지난 7일 공시된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실적은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으로 성과급 충당금이 반영된 상황에서도 시장 기대치를 웃돌며 이른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낙관론을 펼치는 증권사들은 현재의 메모리 호황이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을 강조한다. IBK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35만원에서 46만원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KB증권도 55만원에서 60만원으로 올렸다. 이들 증권사는 글로벌 AI 투자 확대와 함께 메모리 공급 부족이 2028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이종욱 연구원은 "강한 수요와 제한된 공급 대응은 전형적인 사이클 전반 국면"이라며 "AI 투자 사이클의 정점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또한 하반기 자사주 소각과 특별배당 같은 주주환원 정책, 내년 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 협상, 파운드리 신규 수주 가능성 등이 추가적인 상승 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증권의 김록호 연구원도 비슷한 맥락에서 "메모리 부문의 견조한 체력이 확인됐고 하반기와 내년 연간 실적 상향도 가능하다"며 "실적 대비 주가가 부담스럽지 않은 구간에서 고점 논란은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그는 빅테크 업체들의 설비투자 부담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 구매가 감소할 가능성은 낮으며, 소버린 AI 등 신규 수요가 이를 충분히 상쇄할 것으로 봤다. iM증권의 송명섭 연구원도 최근 주가 하락이 재료 소멸에 따른 차익실현과 엔비디아의 신규 AI 서버 출시 지연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분석했으며, 실적 전망치와 밸류에이션 배수 상향을 고려하면 단기 조정 이후 재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는 증권사도 있다. 키움증권의 박유악 연구원은 목표가를 43만원에서 39만원으로 하향 조정하며 하반기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개인용컴퓨터(PC)와 스마트폰 판매 둔화 가능성이 커질 수 있으며,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 확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는 그동안 EPS 성장에 기반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EPS 성장률이 크게 둔화되는 하반기에는 메모리 산업의 변화 요인들로 인해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반도체 업종 내 최선호주 의견은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증권가의 엇갈린 평가는 AI 시대 메모리 수급 구도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낙관론자들은 AI 데이터센터 투자의 지속성과 신규 수요 창출을 강조하는 반면, 신중론자들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최종 소비자 수요 둔화와 중국 경쟁사의 추격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직면한 과제는 단순한 실적 호조를 넘어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경쟁 구도가 어떻게 변할지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AI 투자 확대라는 호재가 뚜렷하지만, 하반기부터의 이익 성장률 변화와 산업 경쟁 심화 가능성이 향후 주가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