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뉴스나우
경제

외국인은 팔고 개인은 빚내서 산다…반도체주 양극화 심화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13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면서 보유율이 17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신용거래를 통한 차입 투자를 대폭 늘리며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조정을 받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하반기 메모리 가격 강세와 주주환원 확대를 바탕으로 회복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외국인은 팔고 개인은 빚내서 산다…반도체주 양극화 심화
AI를 활용해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반도체 업종에서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의 투자 방향이 정반대로 엇갈리고 있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13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하면서 보유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차입금을 통한 신용거래를 늘리며 대거 매수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양극화 현상은 반도체 시장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심리 차이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으며, 향후 주가 방향성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주식 보유율은 6일 기준 46.69%로 집계되어 2009년 7월 23일의 46.67%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외국인 보유율은 지난해 말 52.33%에서 올해 들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이후인 3월 4일 50% 선을 내준 뒤, 3월 26일에는 49% 아래로 밀려났고, 이후 5월 6일 49.6%까지 일시 회복했으나 다시 하락으로 돌아섰다. 지난달 4일 48% 아래로 내려간 뒤 지난달 말에는 47% 선마저 내주며 현재까지 계속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도 외국인 보유율이 50.17%로, 2023년 5월 19일 이후 3년 2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상당히 크다.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6일까지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도액은 13조 2,650억원에 달했으며, SK하이닉스는 이보다 더 많은 19조 5,82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러한 지속적인 매도세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를 상당히 약화시키고 있음을 의미한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금리 인상 우려, 그리고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수급 불균형 등이 외국인들의 이탈을 촉발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신용거래를 통한 차입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신용잔고는 6일 기준 5조 5,075억원으로, 한 달 전 대비 1조 2,465억원 증가했다. 특히 지난달 24일 사상 처음 5조원을 돌파한 뒤 이달 1일에는 5조 5,304억원까지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신용잔고도 5조 3,049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며, 한 달 전 대비 1조 5,866억원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아직 원금을 갚지 않은 금액을 의미하므로, 이 수치의 증가는 개인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투자가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성전자는 이날 2분기 잠정 실적을 공개했는데, 영업이익이 89조 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10.3%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84조 1,606억원을 6.2% 상회한 호실적이며, 매출도 171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9.3%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주가는 9.28% 급락하며 30만원 선을 내주었는데, 이는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선반영된 상태에서 차익 매물이 출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최근의 주가 조정을 장기적 기회로 평가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의 손인준 연구원은 하반기 메모리 가격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며, 메모리 업체 간 주주환원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대규모 주주환원은 최근 부진했던 삼성전자 주가의 아웃퍼폼을 이끌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한 메모리 업종의 주가가 최근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강세장 속 나타나는 조정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키움증권의 한지영 연구원은 10일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계기로 국내 반도체주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미국 증시에서의 상장 흥행 여부에 따라 마이크론과의 밸류에이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투자 내러티브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