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 초동 수사팀 전원 업무배제, 증거인멸 혐의 적시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의 초동 수사팀 5명이 증거인멸 혐의로 전원 업무배제되었다. 팀장은 범행 차량에서 주요 증거물을 확보하지 않은 혐의와 함께 블랙박스 삭제 지시 의혹을 받고 있으며, 피의자 아버지(현직 경찰 간부)와의 유착 의혹도 제기되었다.
광주 도심에서 발생한 여고생 살인 사건의 초동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부실 수사 의혹으로 인해 경찰이 관련 수사팀 전원을 업무에서 배제했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이 사건을 초기부터 담당한 형사과 소속 수사팀 5명을 전원 업무배제 조치했으며, 이 중 팀장 A 경감은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상태다. 이번 조치는 경찰 내부에서 현직 간부의 자녀가 저지른 범죄 수사 과정에서 증거 은폐와 유착 의혹이 제기되면서 나온 결정으로, 수사의 공정성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부실 수사의 핵심은 범행 차량에서 발견되어야 할 주요 증거물들이 초동 수사 과정에서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A 경감은 지난 5월 5일 사건 발생 직후 피의자 장윤기의 스포츠유틸리티차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케이블타이 다발과 리얼돌 등 중요한 증거물을 수집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팀원에게 삭제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지만, 현재까지 경찰은 이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증거 누락은 단순한 수사 미흡을 넘어 의도적인 증거인멸로 의심되고 있어 검찰의 추가 수사가 진행 중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피의자의 아버지인 현직 경찰 간부와 초동 수사팀 간의 유착 의혹이다. 경찰은 피의자를 구속하면서 그의 아버지에게 피의자의 원룸 주소와 현관문 비밀번호를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피의자의 아버지는 5월 8일 원룸에 들어가 범행 동기를 드러낼 수 있는 훼손된 성인용품을 직접 절단해 폐기했으며, 본가에 보관된 과거 휴대전화들도 소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초동 수사팀이 증거 보전의 기본 의무를 외면하고 피의자 측과 결탁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사건 수사의 신뢰성을 크게 훼손했다.
경찰의 부실 수사 정황은 추가로 드러났다. 범행 차량 수색 과정에서 트렁크에 숨겨진 과거 블랙박스 메모리카드가 발견되지 않아 차량이 반환되었고, 검찰이 보완수사 단계에서 재압수수색을 진행해야 뒤늦게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DNA 감식 보고서는 송치 나흘 뒤에야 회신되었으나 실무자 실수로 누락되어 지난 2일에 검찰에 지연 송부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초동 수사팀이 기본적인 수사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거나 의도적으로 증거 수집을 소홀히 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경찰청은 사건의 신뢰성 회복을 위해 대대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업무배제된 수사팀의 공석은 형사과 지원팀장이 직무대행을 맡게 되며, 기존 5개 팀 5교대 근무 체계를 4개 팀 전일제 근무 방식으로 변경해 수사 공백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본청 차원에서 광주청 수사과장을 팀장으로 하는 22명 규모의 전담팀을 반부패 및 경제범죄수사대 중심으로 편성해 관련 의혹을 철저하게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으며, 이번 사건을 통해 경찰 내부의 감시 체계 강화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