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야구부 위기, 광주일고·총동창회가 '관용' 호소
광주제일고등학교와 동문회가 5·18 조롱 구호 사건으로 위기에 처한 배재고 야구부를 향해 관용과 선처를 호소했다. 피해 학교가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밀며 교육과 스포츠정신의 회복을 강조했다.
광주제일고등학교와 동문회가 배재고 야구부의 재기를 돕기 위해 나섰다. 5·18 조롱 구호 사건으로 야구부 공중분해 위기에 처한 배재고를 향해 관용과 선처를 요청하는 입장문을 잇따라 발표했다.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6개월 출전 정지 징계에 이어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제외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피해 학교가 먼저 손을 내밀며 화해의 제스처를 보였다.
이규연 광주제일고 교장은 7일 최종 입장문을 통해 "배재고 학생, 교직원, 학부모, 총동창회가 어제 광주제일고를 직접 찾아와 사과의 마음을 전달하고 새로운 출발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야구소프트볼협회와 야구 관계자분들께 부탁드린다"며 "어제의 용서와 화해의 모습을 고려해서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경기장 내에서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가능한 행정적 역량과 지혜를 모아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한 배재고 학생들과 관계자들이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일상으로 빠르게 복귀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홍경표 광주제일고 총동창회장도 같은 날 '배재고 학생들의 선처를 바라는 총동창회의 호소'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홍 회장은 "우리는 가해 학생들을 향한 증오나 보복의 감정이 우리 마음속 깊은 어두운 구석에서도 자라나지 않기를 원한다"며 "교육의 참된 의미와 스포츠맨십의 본질을 되살려 이들을 넓은 관용으로 품어 안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총동창회의 궁극적이고 타협할 수 없는 목표는 '어린 학생들에 대한 단죄'가 아니라 '올바른 교육과 정의의 회복'"이라고 명확히 했다.
홍 회장은 특히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 학생들의 가슴에 주홍글씨를 새기는 일은 우리가 바라는 길이 결코 아니다"며 배재고 학생들에 대한 영구적 낙인 찍기를 반대했다. 또한 광주제일고 재학생들에게 "사과를 받고 화해의 손을 맞잡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상처 입은 우리가 먼저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에게 관용의 손길을 내밀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를 통해 "갈등과 분열로 병들어가는 우리 사회에 의연하고 성숙한 '바른길'이 무엇인지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 회장은 시민과 언론에도 과한 비판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사사로이 단죄의 칼날을 휘두르거나 반대로 혐오를 옹호하고 증폭시키는 행위를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또한 "지금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오직 자신의 존재만 드러내기 위해 이 비극적 사건에 억지스러운 정치적 의미를 덧씌우고 편을 가르고 대중의 분노를 자극해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이는 사건을 정치화하려는 시도를 경계하면서도 교육과 성숙한 시민의식의 회복을 강조하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배재고 야구부는 앞서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5·18 조롱 구호 사건에 대해 6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에 더해 일각에서는 2027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야구팀이 배재고 야구부 선수들을 지명하지 않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어 학생들의 미래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피해 학교인 광주제일고가 먼저 손을 내밀며 관용과 화해를 호소한 것은 스포츠와 교육의 본질을 되찾기 위한 노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