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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부실수사 의혹에 '명운 걸겠다'…국수본부장 강경 수사 천명

경찰의 부실수사 및 유착 의혹으로 궁지에 몰린 경찰청이 강경한 수사 의지를 드러냈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장윤기 사건 담당 경찰관의 증거인멸 혐의를 적발하고 22명 규모의 전담팀을 구성해 철저한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천명했다.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을 둘러싼 경찰의 부실수사 및 유착 의혹이 불거지면서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이 강도 높은 수사 의지를 드러냈다. 홍 본부장은 6일 첫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장윤기의 부친이자 광주 지역 현직 경찰관인 장모 경감과 현지 수사팀 간의 유착 의혹에 대해 "유구무언"이라며 "바로 수사 감찰을 동원했고, 감찰 중 수사 전환 필요성을 보고받아 엄정 수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경찰의 부실수사 의혹이 동시에 드러나자,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수본부장이 직접 수사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광주경찰청은 이날 오전 장윤기 사건을 담당하던 광주 광산경찰서 형사과 소속 A 경감을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A 경감은 장윤기의 범행 도구인 차량(SUV)에서 범죄 증거물을 직접 없앤 것으로 경찰 수사감찰을 통해 확인됐다. 이는 경찰 내부 감시 체계가 부실수사를 적발한 첫 번째 사례로, 경찰 조직 내 자정 능력이 작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초기 수사 단계에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은 경찰의 기본적인 수사 원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장윤기 사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단순한 개별 경찰관의 일탈을 넘어선다. 경찰은 범행 도구인 SUV와 장윤기 자취방의 훼손된 리얼돌 등 주요 증거를 실물 보존 없이 수사 초기 단계에서 가족에게 인계했다. 장윤기의 부친은 이후 아들의 리얼돌과 휴대전화 등을 폐기해 증거인멸 의혹을 초래했다. 검찰의 보완수사와 기소 이후 이 같은 사실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경찰의 "봐주기"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경찰이 경찰 자녀의 범죄 수사에서 의도적으로 편의를 제공했다는 의혹은 경찰 조직 전체의 신뢰도를 크게 훼손할 수 있다.

홍 본부장은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해 투명한 수사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증거 등이) 왜 누락됐는지 철저하게 수사하겠다"며 "언론 보도로 드러난 내용뿐만 아니라 수사감찰을 통해 밝힌 내용을 포함해 한 점 의혹 없이 수사를 통해서 밝히겠다"고 말했다. 광주경찰청은 국수본 지시로 수사과장을 팀장으로 하는 총 22명 규모의 전담팀을 편성해 장윤기 아버지와 수사 담당자 간 유착 의혹 등을 규명하기로 했다. 홍 본부장은 "여러 우려하는 바가 있어서 형사 라인은 다 배제했다"며 반부패수사 전담 인력을 중심으로 수사팀을 꾸렸다고 설명했다. 이는 경찰 내 형사 라인의 인맥이나 이해관계가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사건은 경찰 조직 내 부실수사와 유착 의혹뿐만 아니라 법제도의 허점도 드러냈다. 홍 본부장은 친족을 증거인멸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형법상 특례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이번 건을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수사할 때도 많이 느낀다"며 "국회가 입법적으로 잘 정리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행 형법은 친족 간의 범죄에 대해 일부 예외를 두고 있는데, 이것이 증거인멸 같은 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경찰의 부실수사 의혹이 수사 체계 개선과 법제도 개선이라는 더 큰 논의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